[맨 인 컬처]'설리 현상'으로 설레나요?.. 아재, 꿈깨세요
[동아일보] 《사진 속 그녀. 야하다. 침대에서 남자친구와 은밀한 키스….
새벽의 밤꽃처럼 뽀얗고 흐린 듯한 이 사진의 해상도조차 야릇한 느낌을 더했다.
17일 유명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훔쳐보던 에이전트 7(임희윤 기자)과 에이전트 5(김윤종 기자).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른 사진도 만만치 않았다. 헐렁한 셔츠만 입거나 스프레이형 생크림을 입안 가득 채워 넣는 모습까지…. 주인공은 아이돌 설리(22). 그녀의 SNS가 요즘 뜨겁다. 설리의 ‘묘한’ 모습에 ‘낯 뜨겁다’는 비난부터 ‘당당하다’는 칭찬까지, 사람들의 설전 역시 뜨겁다.
힐난하면서도 설리의 SNS를 ‘훔쳐보는’ 심리가 궁금했다. 혹은 설리야말로 예쁜 외모로 정체를 감춘 외계인? 》
○ 설리에게서 희망 찾는 ‘아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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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원에서 설리는 ‘날것 그대로’란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성공. ※결론: 설리는 대중적 관심을 추구하는 지구인? 섣부른 결론에 아저씨들은 항변한다. “그녀가 희망을 줬다는 게 중요해요. ‘우리도 할 수 있다’는….”(직장인 김성준 씨·35)
아차! 핵심을 놓쳤다는 불안감에 몸서리쳤다.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설리 인스타그램을 검색했다. 설리가 애인과 키스하는 사진을 본 한 외국인이 단서(댓글)를 남겼다.
○ ‘아빠 연애’하는 연예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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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리 |
어법에 맞는 건지? 어쨌든 ‘아빠?’냐고 묻고 있다. 설리의 연인인 ‘다이나믹 듀오’의 멤버 최자(36)는 설리보다 열네 살 많다. ‘도둑놈’이라고 외치고 싶어도 잘나가는 1990년대생 여자 연예인 중 여럿이 ‘아빠같이 듬직한 남친이 좋다’며 띠동갑과 열애 중. 국민 여동생 아이유(23)와 가수 장기하(34)는 열한 살 차, ‘티아라’ 지연(23) 역시 열세 살 많은 이동건(36)과 사귄다.
연예인만의 일탈적 현상? 조사팀(엠브레인)과 12∼14일 20, 30대 남녀 총 400명을 설문한 결과 남성의 40.0%, 여성의 39.5%가 “주변에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커플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여성 중 64.5%가 나이 차 많은 상대와의 연애에 ‘보통’ 혹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표 참조). “철없는 또래보다는 나이 차가 나지만 힘들 때 가이드해줄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회사원 김주희 씨·28) “그런 매력이 얼마나 갈까요? 제가 20대 후반만 돼도 남자는 금방 마흔 되잖아요.”(대학생 최정연 씨·24)
결혼정보업체 ‘듀오’ 이명길 연애코치는 “나이에 대한 금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의 경제력이 중시되면서 한동안 ‘연상녀+연하남’이 부각됐죠. 겉으로 봐서는 모르죠. 화장, 성형의 발달로 30대 여성도 20대처럼 보여요. 남자도 비비크림 바르고 몸매 가꾸죠.”
하지만 설리, 아이유 사례로 ‘희망을 봤다’는 이들에게 ‘최자도 불행해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일명 ‘고추’(생식) 나이는 외형과 상관없어요. 40대 중반이 되면 남성호르몬이 급격히 주는 반면 열 살 어린 30대 여성은 성에 적극적이 되죠. 젊은 여성들이 나이 좀 있는 남편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요.”(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 소장)
여성들도 ‘사귈 만한’ 나이 차 좀 나는 남성은 그냥 아재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허황된 꿈을 꾸는 것 같아요. 최자, 장기하 보세요. 나름 능력자, 스펙남이에요. 40대 정우성, 이정재가 ‘사귀자’고 하면 사귈 수도 있을 것과 같은 맥락이죠. ‘나이만 있는 남자’가 아니라 ‘관리된 외모와 몸매, 능력과 재력이 있는 남자’가 중요!”(회사원 최모 씨·29)
잠시나마 희망을 가졌던 이 시대의 아재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찔끔 났다. “취직하고, 집 사고…. 자리 잡기가 더 힘들진 반면 소비 수준, 기대치는 높아졌죠. 커져버린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미 갖춰진 사람에게 편승하고 싶다는 심리가 더 강해질 겁니다.”(문화평론가 김헌식)
어쨌든 ‘영원히 살 수 없는’의 ‘모털(mortal)’에 부정을 의미하는 ‘어(a)’를 붙여 ‘죽을 때까지 똑같이 사는’, 즉 청년 중년 노년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어모탤리티(Amortality) 시대에 우리는 와 있다. ‘정신이 늙지 않는다면 기회는 있다’는 자위론을 펼친 두 요원은 그곳으로 향했다.(다음 회에 계속)
김윤종 zozo@donga.com·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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