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방문 오바마 '9·11 피해자 사우디 고소 허용 법안' 비판


뉴욕 주 표심 의식해 찬성한 힐러리-샌더스에 제동
오늘부터 25일까지 우방 사우디·영국·독일 순방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9·11 테러 피해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자칫 미국도 다양한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것은 미국이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의 문제에 관한 것"이라면서 "만약 개인 또는 미국(정부)이 다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이는 곧 미국 역시 다른 나라의 개인들로부터 꾸준히 소송을 당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 방문에 앞서 사우디를 자극할 수 있는 민감 법안에 분명하게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존 코닌(공화·텍사스), 찰스 슈머(민주·뉴욕) 상원의원이 최근 발의한 '테러 행위의 지원국들에 맞서는 정의' 법안은 미 본토를 겨냥한 테러로 미국인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책임이 있는 국가에 대한 면책특권을 배제해 테러 피해자들이 이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9·11 테러범인 알카에다 지원 의혹을 받는 사우디 등을 직접 겨냥한 법안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은 뉴욕 주(州) 표심을 의식해 법안을 지지하고 나선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겨냥한 측면도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전날 WA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 길이 어디를 향하더라도 따라가야 한다. 정의가 필요하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고, 샌더스 의원 역시 성명에서 "그 끔찍한 날 희생된 이들의 유족 등은 항공기 납치범과 외국의 테러 지원자들을 연결하는 어떤 증거라도 검토해볼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미 일각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반발로 사우디 정부는 현재 수천억 달러(수백억 원) 규모의 미국 정부 채권을 처분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는 상태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에 살만 사우디 국왕과 만나 양국의 관계 회복 방안을 집중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지난해 사우디의 반대에도 이란 핵 합의를 강행하면서 양국 관계는 이미 소원해진 상태다.
이날 사우디 방문길에 오르는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5일까지 영국과 독일도 차례로 방문한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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