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대처는 정치시험대'..아베, 구마모토 대응에 총력(종합)

2016. 4. 1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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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한밤 가리지 않고 비상회의..언론에도 자주 등장해 '안심 시키기' 동일본대지진 미숙 대처 민주당 '몰락' 목격..구마모토 수습에 정치운명
묵념하는 아베 총리와 각료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진대책회의 주재하는 아베 총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새벽·한밤 가리지 않고 비상회의…언론에도 자주 등장해 '안심 시키기'

동일본대지진 미숙 대처 민주당 '몰락' 목격…구마모토 수습에 정치운명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서 응급 재해 대책 마련에 전력을 다하겠다."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 규모 6.5의 강력한 지진이 엄습한 지난 14일 밤 이같은 '결연한' 수습 의지가 담긴 아베 신조(安倍晋三·61) 총리의 얼굴이 NHK를 통해 전국으로 생방송됐다.

지진이 발생한 지 15분만인 오후 9시 41분이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강진 발생 보고를 받은 뒤 곧바로 정부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가 하나가 돼서 지진 피해 상황 파악 및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각의(국무회의)에서도 재차 신속한 대응을 강조했다.

이어 더 강력한 규모 7.3의 2차 지진이 찾아온 지 약 2시간 후인 16일 새벽 3시 27분 아베 총리는 TV카메라 앞에 서서 "피해 상황 파악과 구조 및 구명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19일까지 47명이 사망하고, 실종자가 8명, 부상자가 1천 201명에 달하는 대형 재해 앞에서 아베 총리가 수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밤중이든 새벽이든 시간을 가리지 않고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등 재해 대책을 직접 나서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언론이 보도한 총리 동정에 의하면, 아베는 14일 밤 구마모토 1차 강진 이후 19일 밤까지 지진비상재해대책본부회의를 총 10차례 열었고, 취재진 앞에 모두 8차례 섰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지진이 발생한 후 야심한 시간에 TV에 등장해서 정부의 대책과 각오를 말하고, 자주 대책회의를 열면 재해 지역 주민들은 어느 정도 위안을 받기 마련이다.

그의 이런 행보는 위기 상황을 올바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지지율 추락에 이은 정권 붕괴라는 최악 시나리오를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그가 이번 재해 대책에 정치운명을 걸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사망 1만5천873명, 실종 2천744명, 부상 6천114명의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간 나오토(菅直人) 민주당 정권은 시종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각 지방자치단체에 구호품이 쇄도했지만 민주당 정권은 이런 구호품을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수송 방법으로 현지에 전달할지 등이 재해대책 매뉴얼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한동안 창고에 싸놓았다가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이는 지지율 폭락으로 이어지면서 다음 해 총선에서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한 자민당에 정권을 헌납해야 했다.

민주당 정권의 재해 대응 과정과 몰락을 직접 목격하고, 그런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빼앗아 온 아베 총리로서는 이번 구마모토 강진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2012년말 취임 이후 '아베노믹스'로 상징되는 경기활성화 정책과 함께 그는 헌법 개정을 가장 중요한 과제이자 최종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우여곡절끝에 안보관련법을 국회에서 강행처리하고 올해 개헌론에 불을 지피는 상황에서 대형 재해가 터진 만큼 그로서는 이번 구마모토 강진이 위기이자 기회가 되는 셈이다.

과거 민주당 정권처럼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총리직 퇴진 압박으로까지 몰릴 수 있지만 당시와는 전혀 다르게 선제적 대응을 통해 조기에 수습할 경우엔 오히려 그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아베 총리는 초기 대응은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마이니치신문이 2차강진 발생 후인 16∼17일 벌인 전화 여론조사 결과 구마모토 강진에 대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65%에 달했다. 대신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야당은 아베 내각이 구마모토 등지를 격심재해(특별재해)지역으로 서둘러 지정하지 않고 있는 점을 비판하지만 여론은 아베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아베 총리의 재임 기간이 19일 기준으로 1천577일을 기록하며 역대 5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9월 1차 내각에서 총리를 역임했던 기간을 포함한 것이다.

역대 일본 총리 가운데 재임기간이 최고 기록은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다. 그는 1964년 11월부터 1972년 7월까지 2천798일간 총리를 맡았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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