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품 시장 528조원 규모.. 세계경제 위협" OECD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전 세계 위조상품 거래가 급증하면서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위조·해적상품 무역 보고서'를 통해 2013년 기준 전 세계 위조상품 거래금액이 4610억 달러(약 527조6606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총 무역금액(약 17조9000억 달러)의 2.5%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2011~2013년 3년간 압수된 위조상품 거래량을 기준으로 가장 큰 손해를 입은 나라는 ▲미국(거래량의 20%) ▲이탈리아(15%) ▲프랑스(12%) ▲스위스(12%) ▲일본(8%) 순으로 고가상품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많이 보유한 나라일수록 위조상품 거래로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선진국들만이 위조상품 거래로 피해를 본 것은 아니다. OECD에 따르면 핸드백과 향수, 신발 등 전통적인 고가 사치품뿐만 아니라 화학제품, 기계부품, 식품까지 온갖 물품들이 불법복제·거래됐다.
특히 식료품과 의약품, 자동차부품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조품들이 무분별하게 거래되고 있어 위조상품 척결·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그 프란츠 OECD 부총장은 "이번 연구는 위조품이 대기업과 사치품 제조업체에만 피해를 준다는 환상을 반박한다"며 "(짝퉁은)우리의 믿음과 상품가치를 악용해 경제를 훼손하고 생명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위조품 생산국은 대부분 신흥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규모 인프라(기반시설)와 급속도로 확대되는 무역물량을 활용해 위조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만한 시설이나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위조생산과 거래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전체 위조품 거래 압수량의 63.2%나 차지한 중국은 방대한 경제규모에 비해 규제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역설적으로 중국은 위조품 피해국 중 12위를 기록해 중국의 위조산업이 자국 기업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위조산업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OECD의 과거 보고서를 보면 2008년 위조상품이 세계 수입에 차지한 비중은 1.9%(2000억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5년만에 위조거래량이 0.6%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OECD는 위조품 거래의 증가 원인으로 전자상거래의 확대를 꼽았다. 인터넷상으로 소비자가 확인되지 않은 물품을 구매하게 되면 위조품이 홍콩과 싱가포르 등 주요 무역 허브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와 같은 자유무역지역과 아프간과 시리아 등 조직범죄와 부패가 만연한 지역을 통해서도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실제로 2011~2013년 위조품 거래의 62%가 소포 우편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OECD의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적인 압수품만을 고려한 것이며, 영화나 음악, 소프트웨어 등 불법복제를 포함하면 위조·해적상품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badcom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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