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호세프 탄핵 절차 돌입..14년 노동자 정권 기로

국종환 기자,손미혜 기자 2016. 4. 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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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하원 호세프 탄핵안 통과..다음달초 상원 탄핵재판 투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손미혜 기자 =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안이 17일(현지시간) 결국 하원을 통과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전체 회의를 열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심의를 상원에서 계속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청취한 뒤 표결을 실시해 탄핵안 통과에 필요한 총 재적 의원(513명)의 3분의 2인 342표를 넘겼다.

탄핵안이 이날 하원을 통과하면서 탄핵 심의의 장은 상원으로 옮겨가게 됐다.

상원에서는 조만간 특별위원회가 설치돼 심의를 벌인 뒤 이르면 5월 탄핵 재판을 실시해야 할지 표결을 거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면 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 법정을 설치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탄핵 재판 개시는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탄핵 재판은 최장 180일간 진행되며 이때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돼 부통령이 권한대행으로 국정 운영을 맡게 된다. 현 부통령은 연정 탈퇴후 탄핵 지지로 돌아선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의 미셰우 테메르(75)이다.

이를 거쳐 표결에 들어가는데 탄핵을 위해선 상원 재적 81명 중 3분의 2인 54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최종 통과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실각하게 되고 부통령이 2018년 대선까지 남은 임기를 이어간다.

또 전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좌파 노동당 정권도 14년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한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이 채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정국이 시작되며 브라질의 정치·경제적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탄핵은 호세프 대통령이 2014년 재선 유세 때 공공 지출을 확대하고 리세션(경기후퇴) 수준을 감추기 위해 정부 회계를 조작했다는 혐의에 기초한다. 야당은 지난해 12월 하원에 탄핵을 청구했으며 이 때부터 탄핵 절차가 시작됐다.

수개월간 지속된 논쟁 끝에 집권 노동자당(PT)의 최대 연정 파트너였다가 탄핵 정국에서 결별을 선언한 PMDB를 시작으로 최근 몇몇 정당들이 호세프 대통령의 연정을 떠났다. 또 다수의 여당 의원들이 탄핵안을 지지한다며, 호세프 대통령에 등을 돌렸다. 찬반에 따라 국론도 양쪽으로 분열돼 거리에서는 연일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하원에서는 회의에 참석한 의원이 한 명씩 발언 단상에 올라 마이크에 찬반 입장을 밝혔다. 이때마다 의석에서는 환호와 야유가 쏟아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결국 탄핵안에 필요한 342표에 이르는 순간 야당 측에서는 열렬한 환호가 쏟아졌다. 호세프 측 의원들은 실망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는 시민들이 17일(현지시간) 상파울루의 한 거리에 모여있는 모습. 브라질 하원 의회는 이날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AFP=뉴스1 © News1 이주성 기자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선 경찰 추산 5만8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금속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선 호세프 대통령 지지자 2만6000여명이 나와 '탄핵 반대' 시위를 벌였다.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등지에서도 수천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하원 결과가 나온 뒤 탄핵 찬성 측은 축제 분위기가 된 반면, 호세프 지지측은 절망에 빠졌다.

찬성 측 지지자 마리스텔라 드 멜로(63)는 "너무 너무 너무 기쁘다"면서 "그동안 1년이라는 시간을 호세프 탄핵을 기원하며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경찰은 양측 시위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수천명을 동원, 계속해 동향을 살폈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하원 결과가 나오자 성명을 통해 강력 비난하며 이후 상원에서는 기각될 것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현지언론에 따르면 자크 바그너 대통령 수석보좌관은 비판성명에서 이번 탄핵 시도가 "30년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바그너 수석보좌관은 "하원의 탄핵안 승인은 5400만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행정부에 저항하는 행위"라며 "브라질이 지난 30년간 일궈온 민주주의 역사를 가로막고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선거에서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야당이 탄핵안을 주모했다"며 "상원이 탄핵안을 기각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호세프 대통령도 앞서 탄핵 시도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나타냈다.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 다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끝까지 싸워 쿠데타 시도를 저지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16일 '폴랴 지 상파울루'에 기고할 글에서도 의회에서 다수의 의원들이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로 기소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하며 "그들은 무고한 여성에 유죄를 선고하고, 부패한 자들을 지키길 원한다"고 반격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그동안 부통령과 하원의장을 반역자라고 불렀다. 테메르 부통령과 PMDB 소속인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이 쿠데타를 이끌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전문가들은 테메르 부통령이 정권을 상속한다고 해도 브라질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 분석가인 앙드레 세자르는 AFP통신에 테메르 부통령은 경제적으로는 수십년간 리세션(경기침체)이 심화되고 정치적으로는 호세프의 집권 여당이 복수를 다짐한 장애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것은 테메르에게 쉽지 않을 것이다. 악몽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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