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비가 장학금으로 둔갑' 한양대 장학금 증액 꼼수 논란

이성기 2016. 4.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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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고시반에 지원하던 기숙사비를 장학금으로 전환학생들이 우선기숙사비 납부하면 다시 장학금으로 지급대학구조개혁평가 대비 장학금 지급률 상향 위한 꼼수 지적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에 있는 한양대 서울캠퍼스 역사관 앞 전경.
[이데일리 김용갑 기자] 한양대가 교내 고시반 학생들에게 지원해 온 생활관(고시반) 비용을 장학금으로 전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측은 이전까지는 생활관비를 교내 경비로 처리했지만, 최근 규정을 바꿔 학생들에게 비용을 내도록 한 뒤 이를 다시 장학금으로 되돌려주기로 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대학구조개혁 평가항목인 ‘장학금 지급률’을 높이기 위해 삭감한 장학금 증액하는 대신 생활관 지원비를 장학금으로 돌리는 편법을 동원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 고시반 지원비용 장학금으로 전환

17일 한양대와 한양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한양대 교내 장학위원회(위원장 유규창 서울·이한승 ERICA 학생처장)는 올해 들어 ‘고시반 장학금 지급 내규’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생활관비를 면제받던 고시반 학생들도 생활관비를 납부해야 이를 다시 장학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학교 측은 비고시반 학생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내규를 변경했다는 입장이다. 한양대 관계자는 “고시반 학생들에 대한 생활관비 면제가 일반 학생들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장학금으로 지급하도록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양대는 이전까지 고시반 내 재학생·졸업생에게 생활관 비용(학기당 4인실 72만·2인실 108만원)을 경비로 지원해 왔다.

하지만 학생들은 생활관비를 장학금으로 전환한 학교 측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장학금 총액은 늘리지 않고 편법으로 ‘장학금 지급률’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학교 측이 대납한 학생들의 생활관비는 교내 경비로만 처리해 왔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재학생에게 실질적으로 지급되는 장학금 총액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며 “학교의 평가지표 제고를 위한 편법적인 장학금 개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마치 장학금을 많이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식 행태라는 얘기다.

실제로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대학들의 교육여건·학생지원·교육성과에 따라 A~E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 중 A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은 등급에 따라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특히 D와 E 등급을 받으면 정부 재정지원이 사실상 중단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그간 학교 측이 경비로 처리하던 고시반 학생들의 생활관비를 장학금으로 돌리려 꼼수를 썼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장학금 지급률은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대학별 등록금 수입 대비 장학금 규모를 산출해 평가하며 구조개혁평가 1단계에서 8%(60점 만점에 배점 5점)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 교내 장학금 꼼수로 늘려 국가장학금 더 타내

학교 측도 이번 제도 변경으로 장학금 지급률이 개선될 것이란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한양대 관계자는 “그동안 고시반 학생들에게 지원해 온 생활관 비용은 연간 약 3억 원 정도”라며 “올해 1학기부터 이 비용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면서 장학금 지급률도 다소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한양대가 생활관 장학금을 지급하지만 학생들이 받는 장학금 규모는 실질적으로 늘지 않았다”며 “결국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한양대가 편법을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양대가 장학금 문제로 학생회 측과 마찰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양대는 올 들어 교내 장학금을 약 5억 원 삭감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국가장학금도 7억 원을 삭감 당했다. 국가장학금 1·2유형은 국내 대학의 소득 8분위 이하 대학생이 최소한의 성적기준을 충족할 경우 지원한다. 이중 2유형은 소속 대학의 교내장학금 수준에 따라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장학금 규모가 달라진다. 학생회는 학교 측의 교내장학금 삭감으로 국가장학금 2유형 배정에서 불이익을 봤다며 한 달간 교내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성기 (bey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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