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의 경제산책>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한국경제

2016. 4. 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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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론의 유명한 사례인 ‘죄수의 딜레마’는 경제학, 심리학, 국제정치학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는 협력적 선택이 양자에게 최선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에 치중한 선택으로 인해 서로에게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현상을 말한다.

1992년에 프린스턴 대학교의 수학자 앨버트 터커(Albert W. Tucker)가 게임 이론을 설명하는 강연에서 유죄 인정에 대한 협상을 벌이는 두 죄수의 상황에 적용하면서 ‘죄수의 딜레마’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터커가 말한 상황은 이렇다.

두 명의 공범이 체포되어 각각 독방에 수감되었다. 경찰은 이들을 기소하기 위한 증거가 약간 부족한 상황이다. 이때 경찰은 두 공범에게 동일한 제안을 한다. 한 명의 공범에 대해 범죄 사실을 자백하면 자백한 그 사람은 석방하는 반면, 다른 공범은 징역 3년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편 공범이 자백을 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즉, 누구든 자백을 하면 자백을 한 그 사람은 석방되지만 상대편 공범은 3년의 징역을 받는다. 그러나 두 공범이 모두 자백을 하면 각각 징역 2년을 받으며, 둘 다 자백하지 않고 묵비권을 행사하면 각각 징역 6개월을 받게 된다.

두 공범의 입장에서 서로를 믿고 묵비권을 행사하면 서로에게 최선의 결과(징역 6개월)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둘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서로의 배신을 자백하게 되면 둘 다 징역 2년을 선고받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하여 서로가 아닌 자신에게만 최선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서로를 배신하지 않고 협조했을 때의 결과보다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 ‘죄수의 딜레마’가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이는 개인의 이기적인 선택이 두 사람 또는 모든 사람에게는 비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지난 4.13 총선으로 한국 정치는 극적인 상황을 맞이했다. 여소야대 국면이 형성되었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국민의당까지 가세한 3당 체제가 만들어졌다. 경기침체의 위기를 극복하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갈 길 바쁜 박근혜 정부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결과가 아닐 것이다.

우선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오던 경제활성화법안 중 노동개혁관련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의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도 실현이 어렵게 됐다.

한국 경제를 어렵게 만든 책임에 대해서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청와대든 모두 자유로운 입장이 아니다. 말하자면 ‘공범’의 입장이다. 이들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각자의 이익만을 도모할 경우 최악의 결과가 나올 것은 뻔하다. ‘죄수의 딜레마’에서는 나쁜 결과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공범들이 지게 되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국민에게 몽땅 돌아간다는 점이 다르다. 정치가들이 한국 경제의 부활을 위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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