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정체성 떠드는것 안돼..종전 프레임, 수권정당 멀어져"

입력 2016. 4. 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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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세력이 이러쿵저러쿵 얘기, 차단 못하면 집권당으로 못가" "수권정당 기초는 확립..이겼다고 흥분말고 정당득표율엔 각성해야" "호남도 딜레마 처했을 것..노력에 따라 다시 호남 안을 수 있다"

"외부 세력이 이러쿵저러쿵 얘기, 차단 못하면 집권당으로 못가"

"수권정당 기초는 확립…이겼다고 흥분말고 정당득표율엔 각성해야"

"호남도 딜레마 처했을 것…노력에 따라 다시 호남 안을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이정현 기자 =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선전을 이끈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17일 당이 예전처럼 정체성 논란을 벌이던 모습으로 돌아가서는 수권정당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권정당을 위한 최우선적 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당의 체질 변화임을 역설했다.

노동당을 수권정당으로 탈바꿈시킨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총리 사례를 언급하며 "노동당의 기본을 바꾸지 않고선 집권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노동당의 가장 중요한 정강까지 바꿨다"고 전하며 기존 정체성에 사로잡혀 변하지 않으면 정권을 탈환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17일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1시간 가량 진행한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 문제와 더민주의 변화, 여소야대 국회 구상, 국민의당과의 관계 등 정국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정청래 의원이 트위터에서 "북한궤멸론과 햇볕정책 부정 등이 호남의 역린을 건드렸다"고 말한 것을 겨냥해 "한심한 생각"이라고 강력히 비판하면서 "정체성을 두고 떠드는 것만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거 결과 제1당이 됐다는 데에 도취돼서는 안된다는 점도 당부했다.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에 밀린 것을 두고 "각성해야 한다"고 했고, 지역당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더민주의 뿌리는 호남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당세를 호남으로 확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호남도 지역당이 된 것으로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심 딜레마에 빠졌을 것"이라며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호남을 다시 안을 수 있다"면서 이번 주에 호남에 낙선인사를 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총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더민주가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췄다고 보나

▲ 수권정당의 기초는 이번에 확립했다. 더 노력해야 한다. 더민주는 변할 수밖에 없다. 종전 프레임으로 돌아가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이 멀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정체성이 이러니 저러니 떠드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근대정당은 집권하기 위해서 국민의 정서에 따라가야 한다. 자기주장만 내세워서는 안된다.

-- 구체적으로 무슨 노력을 더 해야 하나.

▲ 우리가 뭘 해야할지는 수도권 민심으로 드러났다.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권 준비를 해야지, 이번 총선에서 "1당이 돼 기분좋다"고 환희만 하면 안된다. 일시적인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관찰해야 한다.

그러나 다시 정체성을 따지며 "더민주가 왜 옛날처럼 안하느냐"고 하면 안된다. 요즘 며칠사이에 보니 벌써 이 사람들이 한심한 생각을 한다. 내가 북한궤멸론, 햇볕정책 등을 언급해 호남민심이 떠났다는 사고로 접근하고 있다.

결국 (유권자들은) 당이 옛날 생각만 한다고 볼 것이고, 확장성을 가질 수 없다. 내가 책임지는 한 그런 일이 없겠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면 수권전망이 밝지 않다.

거꾸로 이런 점만 극복하면 대선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새누리당도 국민의당도 특별히 내놓은 것이 없다.

--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김 대표를 합의추대하면 수락하나.

▲ 수권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것만큼은 내 스스로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대와 관련해서 내가 대표를 또 하느냐 안하느냐는 문제는 크게 관심이 없다.

야당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다음 야당 대표는 굉장히 막강한 힘을 갖고 끌고 가야 한다. 더민주의 행태를 보면 걸핏하면 민주적 절차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전대에 나와 서로 당 대표가 되려는 것 자체는 나쁠게 하나도 없다.

내가 이래저래 비난받는 것을 별로 두려워 하는 사람 아니지만 갈등속에 빠져가지고서 당 대표 할 생각은 없다.

-- 갑자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당 대표 후보가 생겨날까.

▲ 그건 당의 운명과 관련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

-- 당의 총의가 모여 합의추대를 하면 어떻게 하느냐.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볼 문제다. 지금 여기서 그런 얘기하면 '내가 합의추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소리를 할텐데 나는 아주 그런 얘기를 듣는게 제일 싫은 사람이다.

-- 혹시 경선에 출마할 생각은 없나.

▲(웃음) 아휴, 내가 이 나이에 무슨… 그럴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

-- 그동안 당 체질의 변화를 거듭 강조하고 굉장히 중요시해왔는데.

▲ 더민주는 국민의 의식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외부세력이 지금도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많이 한다. 이를 차단하지 못하면 절대 정상적인 집권당으로 가기 힘들다.

-- 그럼에도 기존 정체성을 고수하려는 그룹이 나올 수 있다.

▲ 그 사람들을 배후에서 조정할 능력을 가진 사람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도 중요하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은 당이 그렇게 가지 않도록 노력해줘야 한다.

-- 범친노·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많이 당선됐다는 지적도 있다.

▲ 운동권 출신은 몇 명 있지만 별로 없다. 이번 선거를 통해 (체질개선의 중요성을) 본인들도 느꼈을 것이다.

-- 정당투표율이 국민의당에 밀렸다.

▲ 호남에서 많이 졌다. 광주를 세 번 다녀오고서 이번에 희망이 없단 것을 느꼈다. 이후 수도권에만 집중했다. 1당이 됐지만 정당투표에 대해서는 각성을 하고서 대선 준비를 해야 한다.

-- 호남 의석수에서도 참패했다.

▲ 원래 더민주의 뿌리는 호남이었지만, 선거결과 더민주는 지역당을 극복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집권은 힘들다. 영남과 호남으로 당세를 확장시켜야 한다.

호남인들도 내심 딜레마에 빠지지 않았을까. 지역당이 된 것으로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고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거다.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호남을 다시 안을 수 있다. 이번주 쯤 호남 낙선인사를 갈 생각이다.

-- 대선에서 3자구도가 형성되도 더민주 후보가 승산이 있나.

▲ 우리 당이 어떻게 변모를 해서 훌륭한 후보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 국민의당과 국회에서 논의할 일이 많을텐데, 조만간 안철수 대표를 만날 예정이 있나.

▲ 만나서 할 얘기나 사안이 있다면 만나는 것이지, 내가 안 대표를 피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지 않나.

-- 1호 법안으로 염두해 둔 것이 있나

▲ 포용적성장을 위해 여러 법이 필요하다. 정책위에서 검토를 해야 한다.

-- 처음 김 대표가 왔을 때 이런 변화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 내 약속에 충실했을 뿐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까지 했다. 길에서 춤추고 하는 것은 내 성격에 전혀 맞지 않더라. (웃음)

-- 세월호 2주기 행사에 당 차원에서는 불참하기로 했지만, 김 대표는 분향을 하고 왔다. 이유가 있나.

▲ 개인적으로 가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당 차원으로는 안간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유족들에 대한 위로를 하러 가는 것인데 (당 차원에서) 나설 필요가 없다. 그래서 혼자 광화문에 간 것이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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