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위기에 보험회사 책임도 크다

신수영 기자 2016. 4. 1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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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병드는 실손보험]③과잉 진료 부추긴 상품 설계는 미필적 고의

(서울=뉴스1) 신수영 기자 = 골병든 실손보험은 일부 병원과 보험 가입자의 모럴헤저드에서 비롯한다. 그렇다고 보험회사가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상품을 설계한 원죄다. 미필적 고의다. 더 나쁘다고 볼 수도 있다.

보험 가입자들이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든 사례는 여러 번 있다. 2000년대 초 요실금 수술이 대표적이다. 당시 생보사들은 40만원 정도의 요실금 수술에 최고 500만원을 보장했다가 보험금을 지급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1990년대 후반 인기였던 상해보험도 가입자들이 과다하게 입원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판매를 중단했다. 재해로 4일 이상 입원하면 30만~60만원을 주자, 장기 입원하는 소위 나이롱환자가 대거 생겼다.

실손보험도 요실금 보험, 입원보험금 보장 상해보험 등의 전철을 밟는 모양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만들어 놓고 의료계와 환자들이 적절히 보험금을 청구하라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며 "과잉 진료도 문제지만 보험사들도 보장범위를 차별화하지 않고 약관 지급을 주먹구구식으로 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도 전문성을 갖추고 상품개발, 약관 제정 등에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와 활발한 협의도 필요하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실손보험 악순환의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다. 지난해 실손보험에서 보험금을 탄 사람은 727만여명으로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23.15%를 차지한다. 실손보험에서 적자가 나면 나머지 2414만여명은 실손보험을 청구하지 않았는데도 보험료가 오른다.

실손으로 나가는 진료비가 늘수록 건보공단 재정도 나빠진다. 2012년 건보공단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실손보험 과다 청구로 누수된 금액이 연 1500억~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게다가 실손보험 혜택은 일부 가입자에만 돌아간다. 연간 5000만원 이상 실손 보험금을 탄 사람은 2012년 34명에서 2014년 234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보험개발원이 실손보험금 수령액 상위 10명을 조사해보니 이 중 2명은 가벼운 상해를 반복적으로 치료해 1억원 안팎의 보험금을 받았다.

im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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