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제난에 강력범죄 급증..'무법천지'된 베네수엘라

입력 2016. 4. 11. 10:48 수정 2016. 4. 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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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만 명당 살인율 1998년 19명에서 지난해 92명으로 급증
지난 3월 베네수엘라 산크리스토발의 반 정부 시위 도중 불 탄 트럭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3월 갱단에 살해된 광부들의 관 옆에서 오열하는 유족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 1998년 19명에서 지난해 92명으로 급증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유가 하락으로 인한 극심한 경제난에 정치적 혼란까지 더해진 베네수엘라에 최근 강력범죄가 급증하면서 미국 서부개척 시대를 방불케 하는 '무법천지' 상태의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극도의 혼돈 속에서 정부의 통제 기능도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면서 베네수엘라가 '파탄국가'(failed state) 지경이 될 위기에 놓였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출의 96%를 원유에 의존하는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유가 하락으로 경제 위기가 이어지면서 전기와 수도, 보건서비스와 생필품 등의 공급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혹독한 생활고에 치안도 불안해지면서 최근 살인 등의 강력범죄가 부쩍 늘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달에만 광부 17명이 실종됐다 갱단으로 추정되는 이들에 살해됐고, 경찰 2명이 학생들에 피살됐으며, 수류탄을 든 범죄조직원이 교도소에서 인질극을 벌였다.

무장 갱단이 조직원이 수감된 구치소를 습격해 경찰 3명이 살해되고, 수도 카라카스의 빈민촌에서는 무장 폭력배들과의 충돌로 10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

FT가 카라카스 시체 안치소에서 만난 시민 율리 산체스는 친구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폭력배의 총에 맞아 숨진 14살 조카 올리베르를 포함해 보름 동안 가족 3명이 살해됐다고 전했다.

산체스는 "지금은 최악의 상황"이라며 "사람을 죽여놓고도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아 피해자 가족들만 고통을 떠안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체 안치소 직원은 10년 전만 해도 주말 이틀간 7∼8구의 시신이 들어왔는데, 요즘엔 그 수가 40∼50구로 늘어났다며 "미국 서부개척시대보다 더 무법천지"라고 표현했다.

경제난이 이어지기 전에도 베네수엘라의 강력 범죄율은 상승세를 보여왔다.

현지 싱크탱크인 베네수엘라폭력관측소에 따르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살인율은 인구 10만 명당 92명(피살자 기준)에 달했다. 정부 수치는 10만 명당 58명으로 이보다 낮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인 1998년의 10만 명당 19명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상황이 이러데도 정부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베네수엘라폭력관측소의 로베르토 브리세뇨 레온은 FT에 "사회주의 혁명 이후 17년간 가난한 이들만 희생됐다"며 "국가가 모든 영역에서 명백하게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파탄 상태"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폭력에 대처하기는커녕 스스로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베네수엘라 군과 경찰이 저소득층과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비(非)사법 살해, 임의 구류, 수감자 학대, 임의 강제 추방 등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직 경찰인 한 카라카스 시민은 FT에 "무정부 상태를 방치한 정부 정책이 문제"라며 "베네수엘라는 혼돈 그 자체다. 되돌릴 방법은 없는 것 같다"고 비관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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