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동물만도 못해" 폭언에 모욕, 밥 굶겨
<앵커 멘트>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심리 검사에서 그린 그림입니다.
땅이 없는 곳에 뿌리를 내린 나무와, 창문이 없는 집, 지나치게 길게 드리운 지붕...
평범한 아이들의 그림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 아이의 담임 교사는 숙제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구들 앞에서 모욕감을 주고 밥까지 먹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런 정서적 학대는 신체적 학대 못지 않게 어린아이에게 큰 상처를 남깁니다.
옥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담임 교사의 체벌이 시작된 건 지난해 9월.
여름방학 숙제를 끝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당시 10살이던 김 군은 담임교사가 "애완동물도 5번이면 한다", "너는 인간이길 포기했다" 등의 폭언을 했다고 증언합니다.
같은 반 친구들이 보는 앞이었습니다.
또 교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밀린 숙제를 하도록 했습니다.
김 군은 점심시간에도 밥을 못 먹고 숙제를 해야 했습니다.
<녹취> 피해아동 학부모 : "오죽하면 제가 "아이를 패지 그랬어요"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니까요. 한 대 패고 말지 어떻게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아이에게 잔인하게 할 수가 있나."
해당 교사는 말을 듣지 않는 학생에 대한 훈육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해당 교사(음성변조) : "나쁜점은 또 금방 배우고 해서 이걸 그냥 좌시하면 안되겠다 해서 또다른 방법들을 생각을 했어요."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까지 당한 김 군은 급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심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병원 관계자 : "(피해 아동이) 우울해져 있고, 불안해져 있고, 또 많이 무기력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고, 놀이 심리치료라든가 미술 심리치료 이런 방식의 심리치료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보여집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김 군이 정서학대를 당했다고 판정했고 경찰은 해당 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옥유정기자 (ok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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