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공시생' 정부청사 침입 놓고 부처간 '폭탄돌리기'

구교형 기자 2016. 4. 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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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외곽 경비와 스피드게이트(신분증인식기) 단속, 방호원 식별 절차를 철저하게 이행하지 못한 것은 행정자치부 책임이다. 그러나 사무실 ‘도어록(잠금장치)’ 비밀번호와 컴퓨터 암호가 해제된 부분은 명백히 인사혁신처 잘못이다.”

20대 ‘공시생’의 정부서울청사 침입 사건 책임 공방이 ‘폭탄돌리기’ 양상을 띠고 있다. 국정 2인자 황교안 국무총리까지 나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불호령’을 내린 마당에 부처간에 책임의 경중을 놓고 옥신각신하는 것이다.

공시생 송모씨(26)가 침입한 정부청사 16층 인사처 사무실 도어록 옆에 써 있던 비밀번호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말끔히 지워졌다. 인사처는 “행자부 지시로 청소 노동자들이 비밀번호를 지웠다”고 주장했다. 이에 행자부는 “인사처가 책임을 떠넘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사처는 지난달 30일 송씨의 침입 사실을 알고도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폐쇄회로(CC)TV를 돌려보고 송씨가 도어록 옆에 적힌 비밀번호대로 찍고 문을 여는 것을 확인했으나 경찰에 수사의뢰하면서 이를 알리지도 않았다. 또 인사처는 경찰이 5일 송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당시 ‘영장신청 사실을 외부로 알리지 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 직원들은 “인사처 침임 사고로 ‘불똥’이 행자부로 튀었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2년 전만해도 옛 안정행정부 시절 ‘한지붕’에서 생활하다가 분리된 뒤부터 켜켜이 쌓이게 된 불편한 심기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다.

2012년 10월 정부청사에 입주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건물에 침입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대부분 징계 책임은 행자부에 돌아갔다. 당시 청사관리소장과 사건 당일 근무한 방호원, 담당 사무관, 관리총괄과장 등에 대한 줄징계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행자부 직원들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송씨가 ‘지역인재 7급 공무원 필기시험’에 앞서 지난 1월 거주지인 제주에서 치러진 선발 시험에서 평균 81점으로 전국 2등을 한 것을 두고 “이때도 성적 조작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제주의 한 대학교에 선발 시험과정에 조작 가능성이 있었는 지를 확인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송씨가 재학 중인 대학은 지역우수인재 선발 시험을 서울의 한 공무원 시험 전문 학원에 의뢰했고, 학원이 출제한 문제지로 지난 1월 23일 PSAT(공직적격성평가) 모의고사를 치러 추천대상자를 선발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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