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다산' 말하며 여운남긴 손학규.. "정치리더십 중요"


"양극화·펀더멘털 '위기'…국가리더십 중요"
"외교, 미중 사이 호두까기에 치인 형국"
【남양주=뉴시스】박주연 김태규 기자 = 전남 강진에서 칩거생활을 해온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고문이 7일 정계은퇴 후 첫 국내 공개강연을 가졌다. 최근 측근들의 선거 사무실을 방문한데 이어 손 전 고문이 공개강연에 나서면서 정치 재개 시점이 다가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의 다산유적지에서 열린 정약용 선생 선생 180주기 묘제 및 헌다례에 참석한 후 약 80분 간 특별강연을 통해 다산정신과 양극화, 불평등,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위기, 국가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강연 중 정치 이야기를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이날 손 전 고문의 강의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이날 오전 손 전 고문에게 선거지원을 공식 요청하고, 안철수 대표가 남양주를 찾아 손 전 고문의 강의를 듣는 일정을 급하게 취소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은 남양주로 쏠렸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강연에서 자신이 전남 강진을 칩거지로 선택한 이유와 자신이 보는 다산 정약용의 삶을 설명했다. 이어 국내 정치, 경제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국가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4년 7월30일 수원 팔달선거에서 패배하고 '국민이 나를 받아주지 않으니 정치를 떠나겠다'고 생각해 엿새만인 8월6일 강진으로 내려갔다"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대를 초월해 큰 울림이 되는 다산이 유배생활을 통해서 실학체계를 확립했던 곳이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다산은 (강진의) 주막집에서 4년을 살고 사의제(四宜齊)라는 이름을 써붙였는데 마음을 깨끗이, 용모를 단정히 하고 말수를 줄이고 행동을 신중하게 하라는 것"이라며 "(나는) 매일 사의제를 생각하며 면도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산 초당에 가면 저 역시도 마음이 달라진다"며 "다산의 사의제를 생각하게 되고, 어려운 백성을 생각하는 그 마음을 생각하게 되고, 탐관오리를 척결하려는 마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제 마음을 가다듬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손 전 고문은 "다산이 바꾸고자 했던 것은 없는 사람, 농민들이었다"며 "탐관오리들의 갈취와 착취를 바꿔보고자 한 개혁사상이 실학의 근본이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우리는 얼마 전부터 양극화에 시달려왔다"며 "사회갈등과 양극화 불평등에 더해 과연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가 아주 절실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극화와 불평등, 국력융성에 부딪힐 때 우리는 펀더멘털이 위기라고 한다"며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고령화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고 복지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문제와 관련, "G2(주요2개국) 미국, 중국 사이에서 호두까기에 치인 형국과 같다"며 "거대한 세계적 메가트랜드 안에서 신냉전이 만들어지고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를 둘러싼 이런 세계적 도전 속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미래 핵심산업과 개척산업을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지극히 중요한 문제"라며 "지금까지 우리 경제를 지켜온 1~3차 산업을 지켜야 하지만 거기에만 머무르면 언제 다른나라가 우리를 따돌리고 나갈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가는 뒷받침을 해주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하며,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국가의 리더십"이라며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산이라는 천재가 당쟁 때문에 18년간 유배생활을 하고 '이제는 내 힘으론 도저히 뭘 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세상에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경세유표'를, '목민심서'를 남겼다"며 "리더십을 어떻게 확보할 건가, 이를 위해 정치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말을 마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손 전 고문은 강연 후 기자들을 만나 김종인 대표의 공식 지원 요청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상황을 잘 모르겠으니까 조금 더 생각을 해보고…"라며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내가 지금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른다. 사실"이라며 "오늘 여기(강연) 준비 때문에 다른 것을 못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강진으로 내려가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그는 "강연에서 리더십 이야기, 경제 이야기를 했는데 정계복귀 신호탄으로 볼수 있느냐"는 질문에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느냐"며 "정치를 하는 사람만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부인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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