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남꼭(4)] 동물의 왕국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 <하편>

2016. 4. 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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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혁의 남아공 여행일기 [당남꼭 : 당신이 남아공에 꼭 가야하는 이유(4)]

◆ ‘사파리 계의 로또’를 목격하다.

지난 여정의 감동이 채 가시기 전, 약 한 달 만에 크루거 국립공원을 다시 찾았다. 그 날의 감동을 재현하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이 나를 야생 동물의 천국으로 이끈 것이다.

이 날은 이상하게도 요하네스버그에서 크루거 국립공원까지 이르는 길에 3번이나 검문을 받았다. 세 번째 검문에서는 일행이 가지고 있던 비타민C가 마약이 아니냐고 추궁을 받기도 했다. 마약이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주기 위해 일행 모두가 경찰 앞에서 비타민C를 먹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세심한 경찰의 검문 덕분에(?) 예정보다 2시간 늦게 크루거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인터넷 예약을 통해 국립공원 내 프리토리우스콥 캠프(Pretoriouskop Camp)에서 묵을 수 있었다.

첫 날은 시간이 늦어 일행과 브라이(Braii:남아공의 바비큐 파티를 뜻함)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얼마 전 `꽃청춘`에 나왔던 아프리카의 바비큐 `브라이`

새벽에 일어나 일행을 깨우고 장난도 칠 요량으로 일행 숙소의 문을 열어 제치고 뛰어 들어갔다. 이불을 들추고 소리를 지르는 순간 난 얼음이 되고 말았다.

침대에는 일행이 아닌 백인 아저씨가 웃통을 벗고 주무시고 계신 거였다. 방 번호를 착각한 것이다.

Sorry를 연발하며 도망치듯 방에서 나왔다. 아마 그 분도 그 날의 추억(?)을 지금도 잊지 못하시겠지...

넘비 게이트(Numbi Gate)를 통해 크루거 국립공원에 들어섰다. 지난 번 방문과 마찬가지로 버팔로 떼가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특이했던 건 버팔로의 콧잔등에 찌르레기(Wattled Starling)들이 날아들어 몸에 붙은 기생충을 잡아먹는 모습이었다. 두 동물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의 한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했다.

얼마 가지 않아 거대한 코끼리를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크루거 국립공원에 와서 본 코끼리 중 가장 큰 매머드급 사이즈였다. 머리 왼쪽 부분의 큰 흉터와 부러진 상아가 이 거대한 코끼리가 야생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차를 몰아 공원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 때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표범이 나무에서 몸을 기대어 일행을 응시하고 있었다. 밤에 활동하는 표범은 낮에는 대부분 잠들어 있거나 휴식을 취하는데 이번에 목격한 녀석은 번뜩이는 눈초리로 사람들을 노려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표범을 관찰하고 점심 식사를 하러 로워사비 캠프(Lower Sabie Camp)에 들렀다. 캠프에 도착해 주요 동물의 출몰 지도(효율적인 사파리 투어를 위해 방문객들이 자발적으로 목격 지점을 체크)를 보고 다음 이동 지역을 정했다. 로워사비 캠프의 식당은 강변에 위치해 식사를 하면서 하마들과 악어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출몰 지도는 동물의 이동경로 파악에 유용하다.
식사를 하며 하마의 수중쇼를 관람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캠프 밖으로 나오자 하이에나 가족과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하이에나를 본 건 처음이어서 그들과의 만남이 더욱 반가웠다. 어미 하이에나는 새끼 하이에나들에게 장난을 걸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다큐멘타리에서 교활한 사냥꾼으로 그려지는 그들의 이미지가 한결 우호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후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코뿔소를 목격했다. 코뿔소는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데 이는 코뿔소의 뿔이 아시아 지역에서 고가의 약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밀렵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코뿔소. 그런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평온하게 뿔을 뜯는 모습을 보니 측은한 마음이 배가 되었다.

밀렵꾼들은 코뿔소를 잡은 후 뿔부분을 적출해 간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다양한 동물들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멋진 포즈를 취해줬던 얼룩말 무리, 황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던 쿠두, 잰걸음으로 달아났던 도마뱀, 애써 시선을 외면하던 멧돼지 등.

그런 도중 일행은 정말 귀한 손님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그라운드 혼빌(Ground Hornbill)이 나타난 것이다. 그라운드 혼빌은 멸종 위기종으로 공원 내에서 발견을 하게 되면 관리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야 할 정도로 희귀한 동물이다.

싸인을 원하나?

그라운드 혼빌은 우리 차 주변을 한참 동안 거닐다가 숲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귀한 손님이 떠나고 우리의 이틀 째 일정도 마무리 되었다.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요하네스버그로 돌아오는 날,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공원 밖으로 차를 몰았다. 큰 기대 없이 공원 밖으로 나가는 길에 일행은 또 한 번 입을 다물지 못할 상황에 직면한다. 그것은 바로 ‘사파리 계의 로또’라 할 수 있는 치타를 그것도 가까운 거리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치타는 크루거 국립공원에서도 개체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남아공인들도 접하기 힘든 동물이다. 우리 앞에 나타난 치타는 팬서비스(?)를 하듯 10여 분간 재롱을 떨다가 자리를 떠났다.

남아공 체류 기간 중 마지막으로 방문한 크루거 국립공원. 대자연은 내게 마지막까지 큰 선물을 안겨 주었다.

대도시 서울에서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지금, 언젠가 그 곳으로 떠나겠다는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그 때는 어떤 녀석들이 나를 맞이하러 나올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오래지 않아 크루거 국립공원을 다시 달릴 것이다. 반드시!!

[Tip /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 제대로 즐기기]

본 지도는 크루거 국립공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미지 출처 www.krugerpark.co.za)

크루거 국립공원을 알차게 관람하기 위해서는 캠프 시설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만큼 예약은 필수다. 남아공 여행 그것도 크루거 국립공원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서둘러 예약하기 바란다.

또 하나의 작은 팁으로 공원 내에서 동물을 손쉽게 찾는 방법은 캠프에서 출발하는 투어 차량을 이용하는 것 혹은 투어 차량을 따라 다니는 것이다. 투어 버스의 운전자들은 동물이 출몰하는 지역을 누구 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 최상혁(sanghyuk.choi@gmail.com)씨는 제일기획에 근무하는 15년차 광고쟁이다. 또한 만화가이고 여행가이기도 하다. 취미로 천 여개의 피규어와 천 여권의 만화를 소장하고 있는 덕후이기도 하다. 인생을 재미있고 행복하게 사는게 그의 가장 큰 목표다. 금년 6월 출판 예정인 남아공 여행기인 '당남꼭(당신이 남아공에 꼭 가야만 하는 이유')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의 행복한 도전을 페이스북과 칼럼을 통해 살며시 들여다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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