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금기어?..광주 '反文'에 더민주 곤욕(종합)

박중재 기자 2016. 4. 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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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사퇴에 석고대죄 요구도 "광주 후보 8명 지원요청 없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정안시장 인근에서 소병훈 경기 광주갑, 임종성 경기 광주을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던중 한 지지자로부터 받은 넥타이를 고쳐메고 있다. 2016.4.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13 총선이 다가오면서 광주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더민주 후보들이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1위인 문 전 대표를 자신의 선거구로 모시려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광주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야당의 심장인 광주에서는 더민주 후보들 사이에서 총선이 다가올수록 문 전 대표의 이름이 '금기어'가 돼가고 있다.

문 전 대표에 대한 시민들 반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정준호 더민주 광주 북갑 후보가 전날에 이어 4일에도 문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 지역내 여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후보는 이날 말바우시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0년 더민주당의 역사와 총선 승리를 위해 문 전 대표가 백의종군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문 전 대표를 지지하고 성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과 질책을 받더라도 더민주를 향한 광주시민의 분노와 국민적 실망에 대한 석고대죄는 공천을 받아 출마한 후보로서 마땅히 해야할 도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관되게 더민주를 지지해준 광주에서 저와함께 석고대죄의 삼보일배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도 정권재창출에 실패하고 민주당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며 "더이상 대통령 후보의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대항마로 광주 서을에 나선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도 '반(反)문재인 정서' 때문에 홍보 영상물을 틀지 못할 정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더민주에 입당할 당시 눈물을 흘렸던 장면이 들어간 영상홍보물에 문 전 대표가 나온 것 자체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양 전 상무 측은 "'눈물의 입당' 장면에 문 전 대표 모습이 비치는데 당장 지우라거나 끄라는 분들이 있어서 영상을 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후보는 "현역의원이 대부분 출전한 국민의당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역 교체'를 이슈로 부각시킬 '바람'이 필요한데 대선 지지율 1위인 문 전 대표가 호남, 특히 광주에서는 이같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정준호 더민주 광주 북구갑 후보가 3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후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정 후보는 민주묘지에서 출발해 동구 5.18민주광장까지 삼보일배를 한다고 밝혔다. 2016.4.3/뉴스1 © News1 전원 기자

광주후보들 중 문 전 대표의 '지원'을 요청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택 광주 공동선대위원장은 4일 문 대표의 광주 지원유세에 대해 "광주지역 후보들이 지원유세를 요청하면 가능하지만 요청하지 않은데 굳이 온다고 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현재 광주의 민심이기도 하고 후보들의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측은 이같은 호남의 '반문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천정배 공동대표가 최근 광주지역 후보 출정식에서 "이번 선거는 '친문패권'을 청산하는 선거"라고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천 대표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기득권 패권주의 세력을 광주시민이 앞장서 심판해주셔야 한다"며 "문 전 대표가 국보위 출신의 김종인 대표를 데려왔지만 정체성만 망가졌을 뿐 친문패권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동구 서석동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기 앞서 영상물을 보고 있다. 2015.11.18/뉴스1 © News1 황희규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 여부 가능성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더민주 광주 후보들이 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상황에서 '역풍'이 불 수 있는 광주 방문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하지만 '대선 주자'로서 총선 기간 한차례도 야권 심장부를 찾지 않을 경우 대선에서 호남의 지지를 얻어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지원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 기간 호남, 특히 광주를 방문하지 않을 경우 대선주자로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시기나 지역구에서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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