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전범재판소, 세르비아 정치지도자 셰셀 무죄 선고(종합)

검찰 항소 검토…크로아티아·보스니아 강력 반발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는 31일(현지시간) 옛 유고연방 해체 시기에 자행된 반인도 범죄와 전쟁 범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세르비아 정치지도자 보이슬라브 셰셀(61)에 무죄를 선고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TY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셰셀에 대한 9개 혐의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ICTY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 따라 셰셀은 이제 자유인"이라고 선언했다.
세르비아 극우민족주의 정당 지도자인 셰셀은 지난 1990년대 유고 내전 과정에서 '대세르비아 주의'를 주창하면서 크로아티아계와 무슬림 주민들을 대규모로 추방하고 박해한 혐의로 지난 2003년부터 재판을 받아왔다.
앞서 검찰 측은 지난 2012년 그에 대해 살인, 박해, 고문 등의 혐의를 적용, 28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병보석으로 풀려난 셰셀은 이날 판결 소식이 전해진 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법률적인 측면에서 유일하고 당연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세르비아 급진당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재판 과정에서 많은 세르비아인들이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 이번에는 ICTY 판사들이 정치적 압력을 극복하고 명예롭게 판결했다"고 평가했다.
셰셀은 ICTY측에 재판으로 인한 피해 보상금 1천400만 유로(약 180억원) 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측은 이번 판결에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ICTY 검찰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항소 근거를 찾기 위해 판결을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셰셀의 무죄 방면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티호미르 오레스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는 "이번 판결은 수치스러운 것이다. ICTY의 패배이자 검찰의 패배"라고 비판했다. 보스니아 언론들도 셰셀에 대한 무죄 판결은 정의롭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의 유고 내전 희생자 유족 단체들은 이번 판결은 전쟁과 학살 책임자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셰셀에 대한 무죄 판결은 역시 세르비아 출신 라도반 카라지치(70)에 대한 중형 선고에 이어 나온 것으로 대조를 보이고 있다.
ICTY는 지난 24일 보스니아 내전 당시 대량학살 등 '인종청소'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세르비아계 정치지도자 카라지치에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2차대전 종전 후 나치 전범을 처단하기 위해 설립됐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소 이후 처음으로 ICTY가 1993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설립됐다. ICTY는 그동안 유고연방 해체 과정의 전범 행위와 관련해 모두 161명을 기소해 149명에 대한 심판을 마무리했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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