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열전지대'] ① 경남 김해갑·을..왕년의 '천하장사' 대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 빅매치
[경향신문] 경남 김해는 여당에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 야당에는 부산·경남(PK) 지역에서 교두보와 같은 곳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진영읍 봉하마을이 야당의 ‘절대 열세’ 지역인 PK에서 ‘야당 바람’의 근원이다. 이번 4·13 총선에서도 김해갑·을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새누리당에 맞서 박빙의 접전을 벌이면서 PK 선거결과의 지각을 바꿀 ‘분수령’이다. ‘낙동강 벨트’ 전 지역 석권을 노리는 여당과 김해를 보루로 ‘싹쓸이’를 막겠다는 야당의 창과 방패가 불꽃을 튀긴다.
■진영읍 가져간 ‘김해갑’
“(김해갑 국회의원은) 진영에서 결정을 받죠. 그런데 우리가 (선거구가) 을이었는데 갑으로 넘어갔거든요. 바뀌면서 사람들이 후보자를 모릅니다. 앞으로가 관건이에요.”
지난 24일 오후 2시 진영읍 진영리 한 아파트 앞에서 만난 최병호씨(43)는 ‘총선에서 누가 이기겠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확답을 못했다. 최씨는 “진영은 더민주가 앞선다. 그런데 이번에는 (후보를) 둘 다 모른다는 거다”라며 “아파트 노인회·부녀회에 가면 누가 누군지도 모른다. 누가 얼마큼 하는가에 따라서 정해지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더민주 현역 의원인 민홍철 후보와 새누리당 홍태용 후보가 맞붙는 김해갑 선거구는 최근 선거구 획정으로 봉하마을이 위치한 진영읍과 한림면·회현동 등이 새로 편입됐다. 회현동·동상동 등 전통의 구도심에 진영읍이란 큰 변수가 어우러진 셈이다.
진영은 인구 4만5446명(2015년 11월 기준)으로 김해갑에서 상대적으로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봉하마을에서 4㎞ 정도 떨어진 진영 신도시에는 특히 젊은층이 많다. 그렇다 보니 교육 이슈에 민감하다.
진영 신도시 상가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32)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이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젊은 엄마들이 많으니까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다. 그런데 왜 우리만 (무상급식) 못하고, 그거에 엄마들이 화가 더 많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공천 내홍이 여당 지지층 투표율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거리다. 이날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모든 선거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해왔다는 석창노씨(70)는 “이번에는 투표를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석씨는 “전부 하는 일이 마음에 안 든다. 새누리당 싸우는 거 얘기도 싫다. 지금 북한은 난리인데, 자기 욕심만 챙기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민 후보와 홍 후보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대부분 오차 범위 내 접전이다. 야당은 편입 지역을 어떻게 공략하느냐, 여당은 전통적 지지층인 노년층 정치 불신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요소다.

■‘천하장사 대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의 김해을
김해을은 현역인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씨름선수 출신인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더민주 김경수 후보가 승부를 펼친다.
“10년도 훨씬 전에, 김해 시내 시락국(시래기국)집에서 이만기씨를 봤습니다. 선거 하고 아무 상관 없을 땐데 사람들이 알아보고 하면 볼 때마다 ‘제가 계산했습니다’ 하고 가는 겁니다. 지역에선 참 좋은 사람으로 통합니다. 근데 김경수 저 사람은 솔직한 얘기로 너무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꾸 떨어지니까요. 배울 만큼 배우고 사람 괜찮은데…. 애석해서 저 사람이 돼야 할 텐데 하는 생각들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라는 택시기사 이병호씨(50)는 두 후보를 놓고 선택을 하지 못했다. 이씨는 “이만기씨는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다. 근데 정치는 처음 하고, 김경수 저 사람은 정치에 대해 많이 또 아니까 유리한 점이 있다. 누가 좋다, 이게 좋다 말은 못한다”고 했다. 장유동 카페거리에서 만난 주부 고모씨(44)는 “전체적으로 인지도나, 연예인이다 보니 홍보효과는 이만기씨가 많다. 하지만 30~40대는 그래도 약은 약사에게 아니냐, ‘정말 전문가처럼 정치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가 앞선다. 지난 24일 KBS·연합뉴스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가 48.2%, 이 후보 35.2%로 나타났다. 지난달 12~13일 같은 조사 때 김 후보 38.1%, 이 후보 32.1%에서 격차가 좀 더 벌어진 것이다. 지난 20일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선 김·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각각 54.7%와 36.1%였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정서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택시기사 박승만씨(49)는 “노무현 대통령 정서가 많이 남아 있다. 지금 정권 자체가 너무 보수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데서 오는 반발 같은 게 있다”고 말했다.
<김해 |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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