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생기면 가입 불가"..'외모지상주의' 부추기는 앱 이용해보니
20~30대를 중심으로 소셜데이팅 애플리케이션 ‘아만다(아무나 만나지 않는다)’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가입자 수가 10만명에 달하고, 하루 평균 1500여 커플이 이 앱을 통해 만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이 앱은 회원 가입에 ‘외모 제한’을 둔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아만다 관계자는 “일반 소셜데이팅 앱과 달리 외모가 어느 정도 검증된 사람끼리 만나기 때문에 앱 이용자 사이에서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아만다는 직접 찍은 사진을 올려 기존 회원인 이성(異性)들로부터 ‘(외모가) 훈훈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 외모 심사에서 기준 점수(5점 만점에 3점)를 넘어야 ‘합격’이다. ‘불합격’이면 다른 사진을 올려 다시 평가를 받을 수 있는데 기회는 5번뿐이다. 5번의 재도전 기회를 모두 사용하면 서비스 탈퇴를 하고 24시간이 지나야 재가입할 수 있다. 까다로운 심사 때문에 20·30대 사이에선 ‘아만다 재수생’ ‘아만다 삼수생’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다.
아만다 앱이 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를 더 부추긴다는 비판도 받는다. 외모 심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참여해보기로 했다. 지난 25일 오후 아만다 앱을 설치하고 안내에 따라 개인 정보를 입력했다. 나이와 신체정보, 학력, 나이, 성격 등의 항목을 적고 프로필로 쓸 자신의 사진을 최대 6장까지 올릴 수 있다.
앱에서는 “남성은 과도한 ‘얼짱’ 각도의 사진과 과한 보정은 삼가고, 활동적이면서 일에 집중하는 사진을 올리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기에 좋다”고 안내했다. 기자는 심사숙고 끝에 나름대로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진 3장을 올렸다.
사진을 올리면 곧바로 심사가 진행된다. 기존 회원 중 신청자와 성별이 다른 30명이 선착순으로 프로필과 사진을 보고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심사 결과가 나오는 데 10여분이 걸렸다. ‘설마 떨어지겠어’라는 자신감과 ‘진짜 떨어지면 어쩌나’란 불안감이 뒤섞여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결과는 ‘불합격’. 기자의 외모를 평가한 30명의 여성에게서 받은 평균 점수는 2.8점으로 ‘합격선’에 0.2점이 모자랐다. 빨간색 도장을 찍어놓은 듯한 큼직한 글씨가 기자를 향해 소리치는 것 같았다. “넌 못생겼어!”
당혹감과 약간의 불쾌함으로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면서 다른 사진으로 교체해 재심사에 도전했다. 4번의 재심사를 거쳤지만, 모두 불합격이었다.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다시 심사를 받기 위해 일단 서비스 탈퇴했고, 24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일부 이용자들은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여러 번 재가입하는 ‘아만다 재수생’이 되기도 하며, 높은 점수를 받고 SNS에 자랑을 하기도 한다. 대학생 곽모(26·남)씨는 "평소 외모에 자신이 없어 의기소침했는데 한 번에 ‘합격’돼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조모(29)씨는 아만다에서 평균 1.2점을 받고 최근 외모가꾸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조씨는 “처음엔 재미삼아 앱을 설치해 심사에 참여했는데 점수가 너무 낮게 나오니 좀 불쾌했다”며 “평소 외모에 신경을 거의 안 쓰다가 요즘엔 외출할 때면 거울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아만다 이용자 이모(27·여)씨는 “앱에서의 심사 합격 여부가 자신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아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민 한양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소셜데이팅앱은 회원 수를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외모 평가’라는 요소가 우수한 회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가입에 성공한 회원들에게는 높은 문턱을 넘었다는 자부심을 주지만 외모 심사에서 통과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양극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P.S>;
기자는 꼬박 하루를 기다렸다가 재가입에 도전했다. 신체정보에서 ‘키’를 실제보다 5cm 높였다. 사진도 더 신중하게 준비했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 정장차림, 야외 활동 등 사진도 더 신중하게 준비했다. 결과는 ‘합격’. 여섯번의 도전 끝에 간신히 앱 ‘가입 문턱’을 넘었지만, 입맛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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