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새 생활 꿈은 너무 먼 곳에"..난민들 1천일째 갇혀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서 새 생활을 꿈꾸며 목숨을 건 항해에 나섰던 보트 피플 일부가 호주 인근 나우루공화국의 수용시설에 갇힌 지 25일로 1천일을 맞았다고 호주와 뉴질랜드 언론이 26일 전했다.
호주 난민지원단체인 '망명 신청자 원조 센터'(ASRC)의 파밀러 커는 "어린이 49명 등 144명이 1천일째 갇혀 있다"며 "말은 '오픈 캠프'라고 하지만 그들은 시설을 드나들 때 수색을 받는 등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라디오 뉴질랜드'에 말했다.
이민부 통계에 따르면 호주 정부로부터 망명 신청자(asylum seekers)라고 불리는 난민들이 최근 수용시설에서 대기하는 기간은 평균 450일. 100명을 훨씬 넘는 사람들이 이처럼 평균 대기기간의 배를 넘는 기간 동안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전임 노동당 집권 시절인 2013년 7월만 하더라도 대기 기간은 72일 정도였지만, 그해 9월 자유-국민 연합의 보수 정부가 들어서면서 계속 늘어 현재는 사상 최장 수준이다.
나우루 시설 수용자의 다수는 '진성' 난민(refugees)으로 결정되면서 나우루 내 이동이 자유롭고 일자리를 얻는 등 형편이 낫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난민으로 판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난민지원단체인 난민행동연합(RAC)의 이안 린툴은 허핑턴포스트 호주판에 "여성과 어린이 등 망명 희망자 수백명이 신속한 난민심사 절차를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수일 동안 시위를 벌였다"라고 말했다.
수용자들에게는 최근 "오픈 캠프"라며 더 많은 자유가 부여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불만은 커가는 실정이다.
특히 아직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수용자들은 시설 내로 물건을 들여올 수 없고, 일도 할 수 없어 수중에 돈도 없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등 많은 제한이 뒤따르면서 실제로 감금 상태라는 말도 들린다.
한 젊은 수용 남성은 "공기 문제로 귀와 눈, 코, 목이 아픈 사람들이 있다. 땅바닥의 돌 때문에 다리나 등을 다친 사람도 있다"며 시설 내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린툴은 "지난해 말에 모든 이에 대한 심사 절차가 빨라질 것이라는 약속이 있었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난민 지위와 관련한 결정을 받지 못한 채 1천일이나 묶여 있는 현실을 타개할 것을 호주 정부에 촉구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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