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결국 유승민 제거..총선 판도 뒤흔들까

진상현 박소연 기자 2016. 3. 2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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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공천부당함 고리로 무소속 연대 가시화시 여당 선거 전략 차질..'1여다야' 틀 흔들기 힘들 것 전망도

[머니투데이 진상현 박소연 기자] [[the300]공천부당함 고리로 무소속 연대 가시화시 여당 선거 전략 차질…'1여다야' 틀 흔들기 힘들 것 전망도]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3일 오후 대구시 동구 화랑로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2016.3.23/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대 총선 출마자들의 당적 변경 마감일인 23일 유승민 의원을 비롯 비박계 공천 탈락자들의 탈당이 잇따르면서 총선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 의원을 중심으로 여권발 무소속 연대가 가시화되고 비박계에 대한 공천 학살 부당성 등이 부각될 경우 새누리당에 상당한 악재가 될 전망이다.

◇"아군에 총질" 친이·친유 기필코 제거 = 유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위한 23일 자정을 1시간여 남긴 밤 10시47분께 대구 동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회견을 열고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자정을 넘기면 당적 변경이 불가능해 무소속 출마기회마저 사라진다. 앞서 공관위는 대구 동구을의 공천자를 결정하지 않고 24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유 의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도록 압박한 셈이다. 유 의원에 이어 이재오 주호영 류성걸 의원 등 김무성 대표가 추인을 보류했던 다른 지역구의 비박계 의원들도 공관위가 당초 결정을 번복하지 않으면서 탈당했다. 결국 친박계가 주도한 공관위의 뜻대로 청와대에 맞섰던 친유(친 유승민), 친이(친 이명박)계 의원들이 공천배제된 것이다.

공관위가 이날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은 '비박계 컷오프'를 완결한 데는 박 대통령과 친박(친 박근혜)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유 원내대표와의 충돌 과정에서 '배신의 정치'까지 거론한 이후 여당 텃밭인 대구 등의 현역 교체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역설해왔다. 그 핵심은 물론 유 의원이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국회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임기 2년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국정 운영을 강력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총선 결과도 중요하지만 적군에는 총 못쏘고 아군에게만 총질하는 국회의원 잔뜩 있으면 무슨 소용있나"라고 친박내 분위기를 대변했다.

마땅한 대권 주자를 찾지 못한 친박계 입장에서도 총선 이후 차기 주자를 중심으로 이합집산이 이뤄질 때를 대비해 최대한 세를 모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임기 말로 접어들고 당 내에서도 소수로 전략할 경우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급격히 상실할 가능성을 우려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윤상직, 추경호, 곽상도, 정종섭 후보 등 최 의원이 직접 발굴하거나 지원하는 후보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는데 성공했다. 당 내에선 이미 최 의원의 당권 도전설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선거 역풍 현실화…일각선 "과반 이미 무너져"= 친박계 입장에선 목표했던 대로 '내부의 적'을 제거한 셈이지만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살생부',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 등으로 안그래도 새누리당 공천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따가운 상황에서 친박계가 공천을 통해 '정적'을 쳐내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2014년 김무성 대표 취임 이후 줄곧 '상향식 공천'을 추진해왔고, 최고위와 당 전국위원회 추인을 거쳐 당론을 확정한 상태였다. 상향식 공천은 특정 권력자가 아닌 국민들이 후보자를 결정할 수 있게 함으로서 '보복 공천' '표적 공천'을 없애자는 취지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 컷오프는 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공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총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소야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새누리당 비박계 3선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미 과반수는 무너졌다. 남은 과제는 그걸 다시 돌이켜 세우느냐"라고 말했다. 당장 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여당발 무소속 연대가 힘을 받을 경우 여당의 선거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여당이 총선에서 부진할 경우 패배의 책임이 친박계와 청와대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유 의원 등이 살아올 경우 타격은 더 커진다. 이처럼 후유증이 클 수 밖에 없는 결정을 한 것은 역설적으로 선거 결과에 어느 정도 자신을 갖고 있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 출현으로 '1여다야' 구도가 만들어진 이상 웬만한 악재로는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판단을 했을 거라는 얘기다.

공관위의 현역 물갈이는 상향식 공천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했던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에도 적지 않은 상처가 될 전망이다. 거창한 정치 개혁을 말해놓고 결국 자기 사람만 챙겼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김학용, 김성태 의원 등 김무성 직계로 불리는 의원들은 이번 공천에서 대부분 생존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가진 긴급회견에서 "꼭 경선을 했었어야 하는 161곳 중 141곳에서 경선을 해 경선지역 비율이 87.5%"라며 "100%를 다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고, 수백번 국민여러분들에게 공천권 드리겠다는 약속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진상현 박소연 기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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