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병우 교수, 나경원 딸 위해 성적 변경·관리까지 했나
[한겨레] 학교쪽에 ‘김씨 성적표 요구’ 하고
‘2과목 점수 상향조정’ 메일 보내
성신여대쪽 “장애인 배려 조치”


성신여대 특혜 입학 의혹을 받고 있는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딸에 대해 입학 면접 심사위원장이자 학과장인 이병우 현대실용음악학과 교수가 나 의원 딸의 성적 변경을 요구하고 최근까지도 성적표를 직접 관리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한겨레>가 21일 입수한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사무실에서 학교 학사지원팀에 보낸 전자우편에는 “(나 의원의 딸) 김씨가 현재 졸업학점 미달로 추가 학기를 다니고 있다”며 “이 학생은 장애가 있는 학생으로 학과에서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인지되어 학생의 학교생활을 파악하고자 학생의 성적표를 요구한다”고 적혀 있다. 학과 사무실 명의로 지난 3일 보낸 이 전자우편엔 ‘요청교수 이병우 학과장’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 학과장의 요구로 과 사무실이 김씨의 성적표를 요청했다는 의미다. 이 요청을 받은 학사지원팀은 ‘개인정보 보안’ 문제를 이유로 김씨의 성적표를 과 사무실이 아닌 이 학과장 개인 메일로 보냈다고 회신했다.(사진)
학생 개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학과장이 임의로 학사지원팀에 개인의 성적표 제공을 요구하고 학교 쪽에서 이에 응한 것은 이례적이다. 성신여대의 한 교수는 “학생의 학교생활을 파악하고자 했다면 면담을 통해 하면 될 일이다. 장애 학생을 배려하기 위해 학교 본부에 성적표를 요구했다는 설명은 도리어 장애인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학교 안팎에선 ‘이 학과장이 김씨의 성적을 직접 챙겨온 게 아니겠느냐’는 말들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뉴스타파>는 “2013년 12월 성적 정정 기간에 현대실용음악학과 사무실이 학사지원팀에 나 의원의 딸 김아무개(23)씨의 ‘화성법2’와 ‘콘서트 프로덕션’ 과목의 성적을 상향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와 함께 관련 전자우편 내용을 공개했다.
성신여대 홍보팀은 보도설명자료를 내어 “성신여대 학칙은 장애인 학생의 경우 별도로 성적을 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 학생을 배려한 조치”라며 “특별대우 등의 표현은 악의적인 오보”라고 해명했다. 과 사무실에서 전자우편으로 김씨의 성적 상향조정을 요청한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메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겨레>는 이 학과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 등으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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