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빈부터 송중기·송혜교까지..찌라시에 발칵 뒤집힌 연예계



“딩동~”
지난 19일 오후 휴대폰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전해진 이른바 ‘사설 주식 찌라시(정보지)’의 내용은 엉뚱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예인 성매매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 내용 일부가 적혔지만, 이를 앞뒤로 뒤섞고 함부로 첨언된 것이 누군가에 의해 아무렇게 쓰여진 허위 글에 불과했다.
허위 ‘찌라시’가 불러온 파괴력은 하지만 컸다. 연예계 정보에 무지한 1인에 의해 작성된 글이 모바일과 인터넷 영역, 그리고 연예계를 흔드는 데에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요즘의 주식 사설 정보지의 내용이 사실상 메신저나 SNS 등을 통해 대중 대부분에게 삽시간에 공유되는 걸 감안한다면, 이번 후폭풍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주식 정보지의 특성상 대외로 퍼질 것이라는 걸 충분히 아는 사람이 개입했다면 매우 악의적일 수밖에 없다.
추가 명단에 이름을 오르내린 스타들은 모두 24명. 글에는 “모든 걸 알고 있다”는 투로 쓰인 몸값도 병기됐다. ‘700만원’ ‘1800만원’ ‘4500만원’ 등 딱 떨어지는 수치로 빼곡하다.
작성자는 연예인 성매매 관련 브로커를 ‘유명 작곡가 OOO’라고 지목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이미 해당 브로커가 스타일리스트 ‘강모씨’로 누차 보도가 됐지만, 글은 ‘사실’에 전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번 일과는 전혀 무관한 다수의 A급 스타들의 이름도 실명으로 하나씩 열거됐다.
가뜩이나 연예계 성매매 사건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이름과 가격까지 적시된 글이 모바일 곳곳으로 퍼져나가면서 각 기획사와, 스타, 매니저의 전화통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일선 기자들 역시 주말동안 이를 문의하는 평범한 지인들로부터 잇따라 전화를 받아야 했다.
이름이 오른 20여 스타들의 소속사 대부분은 주말 내내 이 문제를 놓고 고민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일부 회사는 다른 회사의 처리 방법을 문의하면서 함께 사안을 숙의하기도 했다.
명단에 오른 한 여성 스타의 소속사 대표는 20일 오후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걸 아니라고 하자니 오히려 더 많은 대중들에게 소문을 알리는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괜히 소문만 무성해질 것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주위에 처리 방식을 놓고 거듭 자문을 구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니저는 “소속사 연에인이 친구와 가족으로부터 전화를 계속해서 받고 있어서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룹 원더걸스 멤버 유빈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19일 오후 가장 먼저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 관계를 바로 잡았다. 소속사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유빈 양에 대한 근거 없는 악성루머가 사실무근임을 강력하게 밝힌다”면서 “유빈 양과 유빈 양의 가족은 여성으로서 받아들이기 너무나 힘든 이 같은 악성루머로 인해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 글을 작성하고 유포한 이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도자료는 이후에도 줄을 이었다. 걸그룹 달샤벳의 수빈 역시 “연예인이기 전에 한명의 여성이자 한 가족의 딸인 수빈과 가족들 모두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룹 스피카의 양지원, 배우 남보라, 탤런트 강소라, 배우 신세경 등의 소속사 역시 21일 자료를 내고 대열에 합류했다. 모두 피해를 호소하고 “절대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오후에는 특히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톱스타 송혜교의 ‘스폰스 관련 찌라시’에 대한 소속사 공식입장까지 가세하면서 연예계는 더욱 어수선해졌다. 송혜교와 관련된 글 역시 터무니 없이 마구 쓰여진 내용을 담고 있었다.
문제의 시작은 주식 종사자와, 주식 투자자들에게 각종 유료 정보를 ‘납품’(?)하는 업체의 마구잡이식 행태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공해야 할 정보의 양이 부족할 경우 연예인과 관련해 허구로 지어낸 글을 버젓이 제공하는 모습이 지난 해부터 자주 포착되면서, 소동의 횟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
주식 사설 정보지를 매달 50여만원에 이용해왔다던 주식 투자자 겸 사업체 운영자 ㄱ씨(45)는 최근 스포츠경향과의 만남에서 “연예인과 관련해 과거보다 더욱 직설적이지만, 형식은 엉성해진 글이 많아졌다”면서 “그냥 수량을 채우기 위해 제공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최근 SNS와 통신매체의 발달은 그릇된 정보의 확산을 더욱 부채질한다. 이번 성매매 파동에서도 보듯, 문제의 글이 대중 전반에 유포되는 전파 속도는 거의 실시간에 가깝다. 연예계나 주식 시장과는 전혀 무관한 가정 주부 ㄴ씨(32) 역시 20일 해당 글의 진위를 스포츠경향에게 물어오면서 “(글을) 메신저로 지인으로부터 받았고 진짜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심각한데도, 주식 사설 정보지에 대한 처벌이나 적발이 미비하다는 점은 더욱 문제를 복잡하게 꼰다. “이번 글을 받았다”는 한 연예계 제작사 대표는 “주식 정보지의 폐해가 심각한데도 이를 제대로 처벌했다는 소식은 거의 듣지 못하고 있다”면서 “명백한 허위의 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일이 빈번한데도, 이를 막아내지 못하는 게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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