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분석] 더민주 비례대표 후보들 상당수, 도덕성·정체성 배치 논란..논문 표절에 시민단체 낙천대상까지

박홍두 기자 2016. 3. 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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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숙희 후보, 노무현 대통령 비하 “자살로 자신의 과오를 묻어 버린 대통령”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방산비리 연루 의혹

·최운열 교수는 론스타 먹튀 옹호 논란
더불어민주당이 20일 발표한 4·13 총선 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보들 상당수가 도덕성과 정체성 등에서 흠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한 후보는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은 바 있고, 다른 후보는 시민단체로부터 낙천 대상으로 공표된 인물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민주가 이날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보면, 비례대표 순번 1번으로 확정된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의 경우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은 바 있는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2004년 11월에 발간된 한국수학교육학회지 43권 4호에 <한국, 중국, 일본의 학교 수학 용어 비교 연구>라는 논문을 기고했는데, 이 논문은 앞서 2004년 6월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 수학교육 전공과정 정모씨의 석사학위 논문 <한국·중국·일본의 학교수학 용어 비교·분석 연구>와 구성과 내용이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박 교수는 참고문헌 목록에 정씨 학위 논문을 참고했다는 사실을 게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당시 언론에 “학술지에 일단 투고를 한 뒤 이름을 같이 올리려고 생각하고 있었고, 정씨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려 했으나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이날 ‘B그룹’ 비례대표 후보군으로 발표된 심기준 강원도당위원장은 올해 시민단체가 선정한 4·13 총선 낙천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사였다.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초록투표네트워크,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등은 심 위원장에 대해 “위법, 부정에서 출발한 설악산케이블카 사업의 주역들이 (20대 총선에서) 국회로 진출하려는 흐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설악산국립공원 난개발 위해 거짓말 일삼는 심 위원장을 낙천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심 위원장이 2015년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 승인한)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이 더민주 당론으로 채택되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바 있다”며, “도당 위원장으로서 당론에 대한 거짓말을 공공연히 하는 행태는 명백한 해당 행위이자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심 위원장은 “설악산케이블카 사업이 강원도의 오래된 3대 현안 중에 하나”로서 “강원도당 차원에서 환경 보전 문제도 있지만 그쪽 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 등을 따져서 관철을 시켜야 되겠다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선 안정권인 ‘A그룹’ 후보군에 지명된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2012년 자신의 아들이 비리 방산업체에 근무해온 사실이 드러나 사실상 불명예 퇴진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인물이다.

박 전 총장은 공군 교육사령관을 거쳐 총장으로 일해온 2009~2011년, 아들이 비리 방산업체에 재직해온 사실이 언론에 밝혀졌다. 이 방산업체는 감사원이 당시 각군 군수사령부 감사를 통해 중고 부품을 이용하거나 허위로 정비사실을 꾸며 수백억원대 국고를 타낸 것으로 밝혀낸 외주 정비업체들 중 하나였다.

또 박 전 총장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해군·공군 전직 참모총장 모임인 ‘해공 국방안보포럼’의 참석자로서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안보공약을 “북한의 대남적화전략과 궤를 같이 하는 종북좌파적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내는데 함께 했다. 이 포럼 참석자들은 당시 단체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의 경우 야당 정체성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환은행을 인수했다가 매각한 해외기업 ‘론스타’의 ‘먹튀’ 논란에 대해 당론으로서 강하게 비판해오던 야당과 달리, 최 교수는 2011년 한 일간지 기고 글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위험을 감당하고 투자한 외국자본에 대해 ‘먹튀’ 논란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그는 이 글에서 “론스타는 배당을 받고 지분을 매각하고 하나은행과 체결한 계약대로 수익을 챙긴다고 해도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굳이 ‘먹튀’ 논란으로 한국이 외국자본에 비우호적이라는 인상을 주어 우리의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비례대표 신청 접수도 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김숙희 서울시 의사회 회장은 전날 당 비대위 측이 접촉해 영입을 제안했고, 이튿날인 이날 당선 안정권인 ‘A그룹’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회장은 2012년 대선 당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훼하면서 문재인 후보 등이 내놓은 무상복지 정책을 정면 비판한 칼럼을 한 인터넷 언론에 기고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김 회장은 2012년 11월 ‘의사들에 우호적인 대통령?’이라는 기고 글에서 “그동안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면면을 보면 군사정권에 의한 대통령, 오랫동안 치열한 정치투쟁으로 마침내 권력을 잡은 대통령, 자살로 자신의 과오를 묻어 버린 대통령, 경제전문을 외쳤지만 경제위기를 초래한 대통령의 모습들이 떠오른다”면서 “국민들이 불행한지 대통령들에게 문제가 있는지 역대 대통령들 모두 퇴임 전이나 후에 국민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역대 대통령의 공과로 인해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으며 이런 역대 대통령을 계승한다는 후보도 있으니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에게 우호적인 대통령은 바라지 못해도 정부의 각종 규제 속에서도 눈부시게 발전한 우수한 의료를 저질화 시키거나 무상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의 판단을 왜곡하는 선동적인 복지공약은 절대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즘 국민들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최악의 대통령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들을 한다.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가 불투명하듯이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야당이 항상 당선 가능권에 배치했던 장애인이나 청년 등 사회 취약계층을 대표하는 인물이 없어보인다는 점도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야당으로서의 ‘메시지나 철학’이 없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라는 얘기가 많다. 더민주의 한 재선 의원은 “도대체 후보들 각각이 어떤 목적과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설명도 없고 이해도 되지 않는 인사”라며 “특히 정체성이나 도덕성에서 심각한 흠결이 있는 후보들은 어떻게 뽑힌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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