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산업에 中 스파이 활동 심각"..관계 악화할 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의 양궈창(楊國强) 국가안전국장이 자국의 첨단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중국의 스파이 활동이 심각한 위협 수준이라고 밝혔다고 대만 영자지 타이베이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우리나라의 국가정보원장 격인 양 원장의 이런 발언은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부를 수 있어 주목된다.
양 국장은 17일 입법원(의회)의 외교안보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대만 기업들에 잠입해 독점적 정보를 빼가는 중국 첩보원들의 활동이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질의에 나선 대만 신생정당 '시대역량(時代力量·New Power Party)'의 프레디 림(林昶佐) 의원 역시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큰 우려를 표시한다면서, 특히 대만군 당국자들을 매수해 군사기밀정보를 빼내간 사건이 여러 건 있다고 언급했다.
림 의원은 이어 "대만군 이외에 여러 산업도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해당 산업 분야에 위험성을 알려 새 직원을 뽑을 때 보다 더 주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양 국장은 반도체와 여러 첨단 분야가 중국 스파이들의 목표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림 의원은 반도체 등은 대만 경제의 핵심이라면서 "그럼에도 마잉주(馬英九) 현 총통은 해당 분야를 중국에 개방하려 하는데 이는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민진당의 왕팅위(王定宇) 의원도 대만 경제의 기둥인 반도체산업에 중국 기업의 접근과 투자를 차단해야 한다며 이는 대만의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양 국장은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차기 대만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이 양안(兩岸) 대화채널을 끊고 중국 관광객의 대만 방문을 차단하는 한편 여타 외교적 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양 국장의 이런 언급에 대해 중국은 아직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계기로 차이잉원 총통 당선자에게 대만 독립 불가원칙을 수용하라고 파상공세를 펴 양안관계에 이상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중국의 스파이 활동 논란으로 상황이 한층 악화할 전망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6일 전인대 폐막 내외신기자회견에서 "'92공식(九二共識)'이 여전히 (양측 관계의) 초석이라는 전제하에 경제 협력을 촉진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5일 "92공식은 역사적 사실이며 핵심 의미를 띠고 있다는 것을 대만이 인정해야 양안 관계가 공동의 기초를 갖고 좋은 방향으로 상호작용할 것"이라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 분열 행동도 결단코 저지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92공식은 '비통일, 비독립, 무력불사용(不統·不獨·不武)'의 현상을 유지하고 '하나의 중국, 각자 해석'이라는 뜻을 담은 말로, 이는 대만독립 불가 원칙과 상통한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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