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만명 리스트' 강남 성매매 일당 무더기 검거
[머니투데이 한보경 기자] [업주-채팅-운전-성매매 등 조직적 분업 드러나…경찰·성매수남 수사는 한계보여]

'22만명 성매매 리스트'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서울 강남 성매매 알선 조직원과 성매수남, 뒤를 봐준 경찰 등 총 113명을 검거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직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업주 김모씨(36) 등 6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직원 및 성매매 남성 10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고 도주한 총책 1명과 채팅팀장 1명은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14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5000차례에 걸쳐 성매매 여성 39명에게 돈을 받고 성관계를 맺도록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매매 여성들이 성매수남으로부터 받은 화대만 약 13억원 규모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성매매를 총괄하는 '박스장'(업주)부터 채팅요원, 운전요원, 성매매 여성으로 역할을 나눴다. 업주부터 성매매 여성까지 한 묶음을 '박스'로 불렀고, '박스장'(업주)이 성매매 과정과 이후 화대 정산 및 분배까지 총괄했다.
우선 성매수남 모집은 일명 '일꾼'인 채팅요원이 담당했다. 이들은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 모여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활용했다. 인터넷에서 여성의 사진을 구해 등록한 후 인터넷 사이트와 스마트폰 앱을 이용, 'OO역 지금 바로' 등 문구로 남성들을 유인하는 수법을 썼다. 하지만 실제 일꾼들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일꾼들은 성매수남의 신상을 인터넷 검색으로 파악한 뒤 경찰이나 '진상손님'이 아니면 가격을 흥정해 조건만남을 약속했다. 성사되면 채팅요원이 업주에게 연락하고 업주는 '운짱'(운전기사)과 성매매 여성을 배정한 후 약속장소로 성매매 여성을 이동시켰다.
여성들은 인근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은 후 비용을 받고 나와 강남 일대 커피숍에서 조직원들이 모여 정산했다. 수익은 성매매 여성이 화대의 절반을 받고, 업주와 '일꾼', '운짱'이 나머지를 분배했다.
총책들은 사무실에 '일꾼'들을 숙식시키며 성매매를 알선했다. 채팅총책(오더장)이 일꾼 교육을 맡았고, 성매매 여성들은 유흥업소 전문 구직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인광고로 모집하거나 기존 조직원으로부터 소개받았다. 다만 단속에 대비해 강남 일대 다세대 주택을 월세로 임대, 2~3개월 단위로 옮겨 다녔다.
업주 김씨는 조직이 방대해지자, 중·고등학교 동창들을 동원해 조직(박스)을 6개로 확대했다. 각자 성매매 알선을 하고 일정을 조율하며 성매매 여성을 공유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대한 로비 정황도 사실로 드러났다. 조직원 조모씨(42)는 2013년 11월 김씨가 성매매 단속을 당하자 평소 친분이 있던 서초경찰서 경찰관 김모씨(52)에게 3차례에 걸쳐 750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김모씨(45)와 정모씨(43)도 단속편의 제공을 대가로 성접대를 받았다. 경찰은 이들 경찰관 3명에 대해서도 금품수수와 성접대 등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입건된 성매수남은 7명에 불과했다. 사건 초기 엑셀파일 형태의 '리스트'가 언론에 공개되며 성매수남이 총 22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던 것에 비해서는 극소수다. 이에 대해 경찰은 "엑셀 파일은 출처가 불분명해 수사에 활용하지 않았고, 성매매 여성의 진술과 수기 장부를 근거로 성매수남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한보경 기자 iamhangij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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