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단단하게, 알파고 강하게..전투 자제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이세돌(33) 9단이 철저하게 실리 위주의 바둑을 두고 있다. 집을 차지하고 안전하게 두는 것을 해법으로 판단한 듯하다.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4국에서 알파고는 전날과 돌을 바꾸어 흑을 잡았다.
알파고의 첫 착수는 우상귀 화점, 이 9단은 좌하귀 화점으로 대응했다. 그러자 알파고는 다음 수로 좌상귀 소목을 택해 놀라움을 안겼다. 2국과 똑같은 포석을 들고 나온 것이다. 알파고는 이 포석이 승률이 가장 높다고 본 셈이다. 만약 사람이 뒀다면 '흉내 바둑'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 9단은 4번째 수로 좌하귀 화점에 착수했다. 11수까지의 진행이 지난 2국과 똑같다. 하지만 이 9단이 12수에서 비틀면서 다른 진행을 가져갔다.
흑 23은 인간 바둑의 상식을 벗어난 수다. 흑 23, 백 24의 교환이 악수라고 생각되지만 알파고는 응수타진한 수라고 생각된다. 흑 25로 좌변으로 손을 돌리자 백 26으로 흑 23을 제압했다. 이 9단 입장에서는 악수라는 의미다.
초반 좌변에서 시작된 몸싸움이 전투로 이어져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 9단이 단단하게 두며 실리를 차지하며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다. 이 9단은 실리를 챙겨두고 타개에 승부를 걸려고 하는 모습이다. 실리를 챙긴 이 9단, 좌변을 일단락 지어두고 백 40으로 상변 흑집에 침투를 한 모습이다. 약점이 없는 흑 모양에서 어떻게 타개할는 지가 관건이다.
대국은 백을 잡는 기사에게 덤 7집 반을 주는 중국식 규칙을 따른다. 알파고가 처음부터 중국 룰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바둑은 흑이 먼저 두는데, 먼저 두는 쪽(흑)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둔 쪽(백)에 그 불리함을 보상해 주기 위해 이 같은 규칙이 만들어졌다. 중국 바둑은 덤이 한국보다 1집 많은 7집반으로, 백이 좀 더 유리하다.
12일 인공지능(AI) 알파고가 3연승으로 승부를 매듭지었지만, 이세돌과 알파고의 격돌은 15일 5국으로 이어진다. 다섯 판을 모두 치르는 조건으로 이 9단은 15만 달러(약 1억6500만원)를 받는다.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2억원)는 알파고가 차지하게 됐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측은 상금을 유니세프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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