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김무성 저격' 소문이 사실로..여 내분 전면전 양상
[경향신문] ㆍ윤 “흥분상태서 실언”…김 대표 측 “용납 못 할 망동”
ㆍ새누리, 9일 2차 공천…이한구는 전략공천 공식화
ㆍ영남 중진 희생양 ‘논개 작전’ 주목, 유승민이 가늠자
‘살생부 파문’의 파고를 간신히 넘긴 새누리당 계파 갈등이 다시 터졌다. 이번에는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에게 극단적 막말을 쏟아낸 것이 공개돼 ‘봉합’으로 가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박·비박계 사이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당 대표 찍어낸다’는 친박
채널A가 8일 공개한 녹취자료에서 윤 의원은 “(김 대표를) 죽여버려” “솎아내라” “공천에서 떨어뜨려버려”라고 직접적으로 김 대표에 대한 공천배제를 주장했다. 통화 당일인 지난달 27일 김 대표가 정두언 의원에게 친박계가 기획한 ‘살생부 명단’에 대해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김 대표의 언론플레이로 보고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윤 의원은 또 “(김 대표를) 내일(1월28일) 쳐야 돼. 내일 공략해야 돼” “정두언이하고는 얘기할 준비가 돼 있어”라며 구체적인 ‘반격’ 시점과 방법도 거론했다.
실제로 윤 의원은 28일 언론 인터뷰에서 ‘살생부 논란’을 두고 “누가 그런 소리를 했는지, 그런 사람부터 솎아내야 한다”고 했다.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계는 당의 진상조사와 김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공세를 폈다.
윤 의원은 이날 즉각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물러났지만 파장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의원이 직접 김 대표의 공천탈락을 언급하면서, 친박계가 비박계의 공천학살을 기획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소문에 불과한 것’이라던 살생부의 진위 역시 다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
당장 김 대표 측 반발도 심상치 않다. 김 대표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용납할 수 없는 망동이자 당을 분열시키고 당의 힘을 약화시키는 해당행위”라며 “이런 발언을 한 윤 의원이 공천을 받고 총선에 나간다면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어떻게 평가할지 너무나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윤 의원의 총선 공천 불출마를 요구한 것이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사실상 전략공천의 길을 뚫으면서 김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한 상향식 공천은 속절없이 무너지는 형국이다. 이 같은 와중에 터진 윤 의원의 발언 파문이 김 대표의 ‘역린’을 건드린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공식 회의 석상에서 침묵 중인 김 대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살생부 논란 사과 등으로 당 일각에선 김 대표가 30시간 안에 ‘항복 선언’을 한다는 ‘30시간의 법칙’이 회자되고 있다. 친박계의 직접적 ‘저격’이 공개된 데 더해 추후 공천 과정에서도 현역 의원 컷오프나 단수추천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로선 기로에 선 셈이다.
■변수 만난 ‘2차 물갈이’
공천관리위의 ‘2차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당내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당내에선 각종 설이 난무한다. 우선 대대적인 중진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급확산되고 있다.
이 위원장도 ‘물갈이’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국가위기에 대처하거나 예방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진출시키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며 “현역 중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컷오프 명단에는 영남권 중진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1차 공천에서 김태환 의원(3선·경북 구미을)이 탈락했다. 비박계 3선이자 당내 최고령인 강길부 의원(74·울산 울주)이 탈락자 명단에 들어갔다는 소문도 나온다. 친박계 중진을 희생양 삼아 비박계를 솎아내는 친박계의 ‘논개 작전’ 시나리오가 현실로 받아들여지는 형국이다.
문제는 물갈이 방향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친박계의 ‘논개 작전’대로 갈 경우 당내 갈등이 폭발해 수도권 등 전체 선거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고 언급한 유승민 의원이 물갈이에 포함되느냐가 핵심 뇌관이다. 일각에선 이 위원장의 칼날이 대구·경북 ‘진박’ 후보들에게도 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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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인·박순봉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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