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10개구단 센터라인 총정리: 포수편

‘공격은 관중을 부르고,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NBA(미국 프로농구)의 오랜 격언이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데뷔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기도 하다. 이 격언은 비단 농구나 축구뿐 아니라 야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물샐 틈 없는 수비로 왕조를 일궈냈던 SK 와이번스, 괴물 같은 공격력을 지니고도 수비 실수로 우승을 놓친 넥센 히어로즈, 대책 없는 수비력으로 하위권을 맴돈 여러 구단들은 야구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좋은 사례다. 

그리고, 야구에서 이 수비의 핵심에는 센터 라인이 있다. 포수-유격수-2루수-중견수를 잇는 센터라인이 굳건해야만 강한 수비력을 가질 수 있게 되고, 강한 수비력을 갖춰야만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따라서 각 팀의 센터라인이 어떻게 구축되었는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팀의 수비력, 나아가 2016시즌 해당 팀의 성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각 팀의 센터라인에는 어떤 선수가 자리잡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① 팀의 리더, 포수

포수는 아홉 명의 수비수들 중 유일하게 외야 방향을 바라보는 포지션이다. 홈 베이스 뒤편에 앉아 수비수들을 바라보며 경기를 이끄는 야전사령관이며, 경기의 중심인 투수를 리드하는 두뇌이기도 하다.

‘포수가 강한 팀이 우승한다’, ‘포수는 투수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라는 속설은 포수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증명해준다. 그렇다면 2016시즌 각 구단의 주전 포수는 어떤 선수가 차지하게 될까?


두산 베어스 : 양의지 ‘확정적’ – 골든글러브 3연패 도전!

GG 3연패에 도전하는 양의지 [사진=두산 베어스]  


올 시즌에도 두산의 안방은 양의지가 책임진다. 통산 타율 0.288의 준수한 타격 정확성, 20홈런을 두 차례나 기록한 뛰어난 파워, 지난 6시즌간 누구보다 많은 도루를 저지해낸 강력한 어깨(227저지, 저지율 0.313)를 갖춘 양의지에게 주전 경쟁 승리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 양의지의 눈은 주전을 넘어 골든글러브를 향해 있다.

지난 시즌 강민호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골든글러브 2연패에 성공한 양의지는 2016시즌에도 강력한 골든글러브 후보다. 지난 시즌 타율, 출루율, 장타율, 홈런, 타점 등 타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만큼, 올 시즌 그의 골든글러브 3연패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 이지영 ‘확정적’ – 무릎 수술은 변수

진갑용*은 떠났지만, 여전히 삼성의 안방은 견고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1999시즌 이후 삼성 안방을 줄곧 지켜온 포수는 진갑용*이었다. 1999시즌 삼성에 입단한 진갑용*은 2013시즌까지 15시즌간 타율 0.277, 145홈런 697타점을 기록했고, 이 기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무려 6개나 수집하며 삼성 안방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런 그가 2014시즌 부상으로 11경기 출장에 그쳤을 때에도, 2015시즌 도중 은퇴를 선언한 뒤에도 삼성의 안방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주로 진갑용의 백업 포수로 출장하던 이지영이 진갑용의 빈 자리를 완벽히 메꿔낸 것이다.

이지영은 2014시즌 타율 0.278에 도루저지율 0.291, 2015시즌 타율 0.305에 도루저지율 0.397(리그 1위)을 기록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진갑용의 후계자로 우뚝 섰다. 당연히, 올 시즌 삼성의 주전 포수 자리는 이지영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왼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이지영은 스프링캠프 참가가 불투명했으나 겨우내 재활에 매달린 끝에 2월 중순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현재로선 시범경기 출전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NC 다이노스 : 김태군 ‘확정적’ – 백업까지 든든

지난 시즌 전경기 출장 목표를 이룬 김태군. 다음 목표는 우승이다. [사진=NC 다이노스]  


2013시즌 NC가 1군에 진입한 이래, NC의 주전 포수는 항상 김태군이었다. 특별지명을 통해 NC 유니폼을 입은 김태군은 3시즌 연속으로 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매 시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그의 타격 성적은 강민호, 양의지 등 최정상급 포수들에 비해 다소 뒤처지는 편이지만, 탁월한 내구성과 수비 능력은 이들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김태군은 포수로 2013시즌 789이닝(리그 3위), 2014시즌 785이닝(리그 2위)을 소화했으며, 2015시즌에는 전경기에 출장해 1086 2/3이닝(리그 1위)을 소화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실책은 각각 7개, 6개, 3개밖에 기록하지 않았고, 도루저지율은 항상 2할 후반대를 유지해냈다.

게다가 NC에는 김태군뿐 아니라 수준급 백업인 용덕한까지 존재한다. 용덕한 역시 수비 하나만큼은 리그 정상급으로 인정받는 포수. 리그 최강의 내구성을 갖춘 김태군에 강한 수비력의 용덕한까지 갖춘 NC는 2016시즌 우승을 노린다.


넥센 히어로즈 : 박동원 ‘확정적’ – 풀타임 2년차 징크스 극복할까

지난 시즌 ‘넥밴져스’의 타선은 포수마저도 무서웠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2014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넥센의 안방은 ‘물음표’에 가까웠다. 이전까지 주전 포수로 활약하던 허도환의 타격은 좀처럼 향상되지 않았고, 임시방편으로 투입한 로티노 역시 외국인타자라기엔 타격이 썩 좋지 않았다. 엄청난 공격력으로 ‘넥밴져스’라는 별명을 얻은 넥센이었지만, 포수 포지션만큼은 약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하지만  박동원이 나타나면서 넥센의 포수 고민은 사라졌다. 2014시즌 후반기부터 기회를 얻은 박동원은 일발장타와 준수한 수비력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후 박동원은 2015시즌 데뷔 첫 풀타임 출장에 14홈런을 기록하는 등 당당한 ‘넥밴져스’의 일원으로 거듭났고, 큰 이변이 없는 이상 올 시즌에도 주전 포수마스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시 변수는 존재한다. 박동원에게 찾아올지 모를 ‘풀타임 2년차 징크스’와 다소 부실한 백업층이 바로 그것. 박동원이 ‘풀타임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백업층마저 성장해주지 못한다면 자칫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과연 박동원은 ‘풀타임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내고 리그 정상급 포수로 올라설 수 있을까?


SK 와이번스 : 이재원 ‘확정적’ – 첫 풀타임 포수 성공?

이제 이재원은 ‘타자’를 넘어 ‘주전 포수’로서의 능력도 보여줘야 한다. [사진=SK 와이번스]    


한 때 박경완, 조인성, 정상호, 이재원 등 쟁쟁한 포수들을 네 명이나 보유해 ‘포수 왕국’으로 불렸던 SK이지만, 올 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박경완은 은퇴했고, 조인성은 한화로 트레이드됐으며, 정상호는 FA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 SK 안방의 무게는 이재원이 감당해야 한다.

‘타자’로서 이재원의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14시즌 중반까지 4할 타율에 도전하며 타율 0.337을 기록한 이재원은 2015시즌 KBO 역대 2번째로 포수 100타점을 달성하며 자신이 리그 정상급 타자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그의 ‘포수’로서의 능력에 대해서는 의심의 시선이 존재한다. 2014시즌 실책 7개에 도루저지율 0.306, 2015시즌 실책 3개에 도루저지율 0.300을 기록하며 기록상 상당히 준수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풀타임 포수로 뛰면서 올린 성적이 아니다. 

이재원은 2014시즌 430 1/3이닝, 2015시즌 563 1/3이닝만을 포수로 출장했다. 한 마디로 시즌의 절반 정도만을 포수로 출장한 것이다. 포수가 체력 소모가 상당히 심한 포지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풀타임 포수로 뛰면서도 이러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다가오는 시즌 방영될 이재원의 ‘나는 포수다’ 프로그램 성과에 SK의 가을야구 여부가 달려있다. 


한화 이글스 : 조인성 ‘유력’ – 로사리오 포지션과 차일목 기량향상은 변수

만 40세, 불혹. 하지만 그는 여전히 주전 포수다. [사진=한화 이글스]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워 ‘우승 도전’을 천명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하지만 주위의 시선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한화의 포수 포지션이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정근우, 이용규, 배영수, 송은범, 권혁, 정우람, 심수창 등을 잇따라 영입하며 취약 포지션을 상당 부분 보강했지만 포수 포지션만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 

기존의 정범모에 트레이드로 허도환을, 2차 드래프트로 차일목을 데려왔지만 ‘도토리 키재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로는 도루저지에서 약점을 극복한 차일목이 꼽히고 있다.)

결국 2016시즌에도 한화의 안방마님은 1975년생, 42세의 조인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비록 타율은 높지 않지만, 그의 일발장타와 ‘앉아쏴’에서 나오는 강력한 송구만은 건재하다. 그는 지난 시즌 11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으며, 리그 최다인 34명의 주자를 저격해 여전한 어깨를 과시했다. 지난 시즌 1할대 타율-도루저지율을 나란히 기록한 정범모-허도환-차일목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치다.

다만 조인성의 나이가 상당하다는 점, 포수 소화도 가능한 윌린 로사리오가 들어왔다는 점은 한화의 안방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로사리오를 내야에서 활용하고자 하지만, 다른 포수들이 모두 부진할 경우 로사리오가 마스크를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인성은 ‘포수 삼대장(?)’과 로사리오의 도전을 넘어설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 이홍구, 백용환 ‘경합’ – 수비 보완이 필요해

공격형 포수를 넘어 완성형 포수로! 2016시즌 KIA의 안방마님은 누구? [사진=KIA 타이거즈


지난 시즌이 시작되기 전, KIA의 안방 판도는 ‘혼돈’ 그 자체였다. 김상훈은 2014시즌 도중 은퇴를 선언했고, 차일목-이성우-이홍구-백용환으로 구성된 나머지 포수들은 모두 주전을 차지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KIA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어떻게든 포수를 키워내는데 성공했다. 차일목-이성우 두 명의 베테랑 포수들은 여전히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홍구-백용환 두 명의 젊은 포수들이 공격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이홍구는 12홈런 39타점, 백용환은 10홈런 30타점으로 타이거즈 첫 ‘포수 동반 10홈런’을 달성하며 KIA 안방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 두 명의 포수들은 올 시즌에도 주전 안방마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예정이다. 이들의 희비를 가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역시 수비력.

2할 초반대에 머문 도루저지율(이홍구 0.211, 백용환 0.204)을 끌어올리고 투수 리드, 블로킹 등을 효과적으로 보완해내는 선수가 KIA 안방의 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전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릴 이성우, 한승택 등에게 주전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비시즌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 강민호 ‘확정적’ – 백업 성장이 필요해

‘먹튀론’을 잠재우고 최고의 시즌을 보낸 강민호.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주전 포수는 말할 필요도 없이 강민호다. 강민호는 타격과 수비를 겸비한 완전체 포수다. 통산 타율 0.272, 통산 도루저지율 0.312라는 수치만 보아도 그가 왜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2013~2014시즌 극도의 부진으로 ‘먹튀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 타율 0.311, 35홈런 86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며 자신의 가치를 재입증했다.

하지만 이런 강민호가 안방을 지키는 롯데에도 고민은 있다. 바로 강민호의 뒤를 받쳐줄 백업이 부족하다는 것. 이전에는 장성우, 용덕한 등 수준급 백업을 갖춰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들이 모두 팀을 떠난 지금은 확실한 백업 포수가 없다. 

지난 시즌에도 강민호의 체력안배와 부상 등으로 상당한 문제를 겪은 바 있는 롯데. 안중열, 김준태, 강동관 등 백업이 제대로 성장해주지 못한다면, 롯데의 ‘강민호 활용법’은 또 다시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LG 트윈스 : 정상호, 유강남 ‘경합’ – 현실 vs 미래

LG는 정상호를 활용하면서도 유강남을 키워내야 한다. [사진=LG 트윈스]


LG는 조인성을 FA로 떠나보낸 후 계속해서 포수난에 시달렸다. LG 안방의 주인은 2012시즌 김태군, 2013시즌 윤요섭, 2014시즌 최경철, 2015시즌 유강남 등으로 계속 바뀌었고, LG의 성적 역시 매 시즌 널뛰기를 거듭했다. 

결국 매 시즌 주전 포수가 바뀌는 상황에 지친 LG는 결단을 내렸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정상호를 FA 영입하며 주전 포수 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상호는 일발장타와 강견을 보유한 공수겸장 포수. SK에서는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지만, 웬만한 팀에서는 주전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정상호를 영입한 것만으로 LG의 안방 고민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정상호가 부상이 잦은 편이라는 점, 유망주 포수 유강남을 키워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상호와 유강남의 출전시간 배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정상호를 부상없이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미래를 위해 유강남을 키워내는,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는 포수 운용이 필요하다. 과연 LG는 안방의 현재와 미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kt 위즈 : ‘무주공산’ – 스프링캠프&시범경기가 포인트!

비슷해보이지만 모두 다른 선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요섭, 이희근, 김종민, 김동명) [사진=kt 위즈]


지난 시즌 kt의 안방을 책임진 것은 용덕한과 장성우였다. 시즌 초반은 용덕한이 주전 마스크를 썼고, 롯데와의 4대5 트레이드 이후에는 장성우가 안방을 차지했다. 특히 장성우는 타율 0.284, 13홈런에 77타점을 기록하며 kt의 후반기 도약을 이끌었다.

하지만 kt는 올 시즌을 용덕한도, 장성우도 없이 시작해야 한다. 용덕한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고, 장성우는 SNS 파문을 일으키며 50경기 출장 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받았다. 게다가 장성우는 팬심마저 잃어 시즌 중 복귀는 불가능에 가까운 상태. 결국 kt는 다시 백지 상태에서 안방을 구상하게 됐다.

kt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던 포수는 윤요섭, 이희근, 김종민, 김동명, 김만수 총 다섯 명이다. 커리어 면에서는  윤요섭이 가장 앞서지만, 수비가 강점인 이희근, 원더스 출신의 김종민, 타격 재능이 있는 김동명도 호시탐탐 주전 안방마님 자리를 노리고 있다.

과연 kt는 ‘장성우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까?

계민호 기자(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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