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전설' 매닝.. 그 천재성 알아본 야구전설
콜로라도 연습장을 찾은 매닝(오른쪽)과 헬턴. |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불세출의 스타 페이턴 매닝(40)이 미국 테네시대에 입학한 뒤 처음 경기하는 걸 지켜본 선배 쿼터백이 남긴 말이다. 당시 3학년이었던 이 선배는 이후 정말 야구에만 집중했다. 이 덕분에 매닝은 1학년 때부터 주전 쿼터백이 됐다. 대학에서만 그랬던 게 아니다. 대학 최고의 쿼터백도 1, 2년의 적응기를 보내야 하는 곳이 NFL이다. 하지만 매닝은 1998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인대애나폴리스에 입단하자마자 주전 쿼터백이 됐다.
매닝이 17년 동안 NFL에 남긴 발자취는 ‘쿼터백의 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닝은 NFL 역사상 처음으로 다섯 번이나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팀에 200승을 안긴 쿼터백도 그가 처음이다. 통산 패싱 야드(7만1940), 통산 패싱 터치다운(539개) 역시 1위다. 슈퍼볼 우승반지도 두 개(2006, 2016년)나 챙겼다.
매닝의 떠나는 길도 아름다웠다. 덴버는 7일 매닝이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슈퍼볼 정상을 차지한 지 한 달 만이다. 매닝은 지난 시즌 전체 16경기 중 9경기에서만 선발로 뛰었을 만큼 몸이 좋지 않다. 매닝은 은퇴하면 1900만 달러(약 228억 원)에 이르는 올 시즌 연봉을 받을 수 없다. 그 대신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을 철저하게 지키는 NFL에서 덴버 구단은 매닝의 올 시즌 연봉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대학 시절 주전 쿼터백 자리를 매닝에게 양보한 선배는 그가 이렇게 대단한 선수가 될 줄 정말 알았을까. 그의 ‘선구안’이라면 충분히 가능했을 법하다. 그 선배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타율 0.316, 369홈런, 1406타점을 남긴 토드 헬턴(43)이기 때문이다. 덴버를 연고로 하는 콜로라도에서만 17년 동안 뛰며 팀의 첫 영구결번 선수의 영예를 안은 헬턴은 “매닝은 운동장 안이나 밖에서 모두 내가 만난 최고의 사람”이라며 “그가 챔피언으로 물러나는 걸 보고 역시 매닝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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