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커제와 농심배 우승 다툼..좌변 첫 승부처
[경향신문]

“농심신라면배 먹고 알파고 잡는다.”
세계적 관심 속에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이세돌 9단이 ‘중국 전지훈련’을 무난히 소화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17회 농심신라면배에서 자신의 주무기를 더욱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하는 중이다.
일본과 중국 최강자들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둬야 한국의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이번 대회에서 이세돌 9단은 이미 3연승을 일궈내며 정상 정복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이세돌 9단은 ‘대륙의 적장자’로 불리는 강자 구리 9단을 제압한 ‘복병’ 무라카와 다이스케 8단과 지난해 이 대회 우승컵을 중국에 안긴 롄샤오 7단, 그리고 일본의 모든 기전을 휩쓸고 있는 자타 공인 일본의 1인자 이야마 유타 9단을 연거푸 꺾었다.

특히 이세돌 9단은 3승 모두를 완전히 자신의 스타일로 챙겨 눈길을 끈다. 그는 초반부터 적극적인 행마로 압박전을 펼친 후 단 한 차례의 싸움으로 상대를 거꾸러뜨렸다. 상대가 흔들기를 꾀하거나 반격을 하려는 틈도 주지 않았다. 상대들은 ‘아야’ 소리 한번 내지르지 못한 채 백기를 들었다. 끝내기에 들어가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이는 오는 9일 시작되는 ‘인류 대 인공지능과의 싸움’에서 알파고를 이길 비책으로 꼽힌다. ‘알파고’는 인공지능의 특성상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면 ‘계속 승리하는 최선의 수’를 엄청나게 빠르고 정확한 연산능력으로 찾는다. 따라서 시간에 쫓기는 인간이 기선을 제압당하면 역전을 꾀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알파고’를 꺾기 위해서는 초반부터 반상의 주도권을 잡아야 하며, 한번의 싸움에서 치명적 타격을 주어야 한다. 바로 이세돌 9단이 무라카와 다이스케, 롄샤오, 이야마 유타를 상대로 승리한 전법이다.
이제 이세돌 9단은 마지막 스파링 상대로 중국의 일인자 커제 9단과 대결한다. 이 대국 결과에 따라 이번 농심신라면배 우승국이 결정된다.

3번의 스파링을 잘 끝낸 이세돌 9단이 오후 3시(한국시간)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 상대는 중국의 1인자 커제 9단. 역대전적에게 7승2패로 이세돌 9단을 압도하고 있는 강적이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4일 이야마 유타 9단에게 승리한 후 “최종국도 최선을 다 해서 두겠다”며 “이제 커제에게 이길 때도 됐다”며 한국우승을 다짐했다.
이날 승부는 이세돌 9단에게 있어 최근 커제 9단에게 당한 3연패의 아픔을 되갚는 기회이자 1억3000만원을 더 거머쥘 수 있는 빅판이다. 우승상금 1억원(5억원을 5분할)에 우승 확정 배당금 2000만원과 연승상금 1000만이다. 현재 확보한 금액은 2200만원뿐이다.

한편 지금까지 농심신라면배 최고의 드라마는 이창호 9단이 썼다. 그는 지난 2006년 이 대회에서 홀로 남아 일본 기사 2명과 중국 기사 3명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이른바 ‘상하이 대첩’을 일궈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응답하라 1988>에서 박보검이 보여준 기적의 5연승이 바로 ‘그때 그 장면’이다.
그에 버금가는 또 한번의 ‘상하이 대첩’을 이세돌 9단이 써 가고 있다. 4막 중 3막을 마치고 대단원의 4막만을 남겨 뒀다. 그 완성 여부는 5일 오후 6시께 가려진다. 이세돌 9단 대 커제 9단의 농심배 결승전은 현재 인터넷 바둑 사이트 사이버오로에서 실시간 생중계하고 있다.
<상하이|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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