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피시엘 옴므 김원 로피시엘옴므 기자] [LUXURY PRIVE]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지극히 평범한 향을 거부했다. 대신 비범하고 신비한 향의 아르마니 프리베 향수를 우리에게 헌정했다.
베르 말라키트는 백합의 따뜻함과 오렌지의 상쾌함이 조화를 이룬 플로럴 향수다. 바닐라와 벤조인을 베이스 노트로 하며 순수 백합 원료와 오렌지, 일랑일랑을 함유하고 있다. 루즈 말라키트는 튜버로즈의 화려한 관능미와 러시아의 정열을 담은 향수다. 튜버로즈, 핑크 페퍼콘, 삼박 재스민, 캐시밀린 우드 등의 향조로 이루어진다. 각 100ml 38만원대.
MALACHITE STONE금을 채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검색해본 적이 있다. 여러 이미지를 쓱 훑어보던 중 우연히 한 사진이 눈에 띄었다. 흐르는 물속에서 환히 빛나는 금모래 사진이 아니었다. 갈색을 띠는 땅을 파서 생긴 벽면이 군데군데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는 광경이었다. 자연에서 초록색은 낯선 색이 아니다. 하지만 갈색 땅에서 초록색을 발견하니 생경한 느낌이 들었고 신비로웠다. 그 빛의 주인공은 말라키트 원석이다.
러시아에서는 전설적인 스톤인 말라키트가 인간을 보호한다고 여겨 매우 귀중하게 다룬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많은 러시아 건축물에 말라키트가 사용되는 것을 발견한 후 큰 영감을 받아 말라키트 향수를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말라키트 향수는 러시아의 드넓은 광야를 표현한다. 복잡 미묘하지만 생기 넘치는 러시아를 향으로 드러낸 것이다.
말라키트 원석은 초록색만 존재한다. 하지만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러시아의 정열과 생동감을 붉은색의 말라키트로 표현해 베르 말라키트 향수와 더불어 루즈 말라키트 향수도 선보였다. 프랑스어로 베르는 녹색, 루즈는 빨간색을 의미한다. 원석의 결을 표현한 보틀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DUE PERFUMER
영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보니, 조향사가 궁금해졌다. 어떤 원료로 영감을 실현해내는지, 원료들을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말이다. 말라키트를 탄생시킨 두 명의 조향사를 소개한다. 아르마니 프리베의 말라키트 향수는 베르 말라키트와 루즈 말라키트 두 가지로 선보인다. 베르 말라키트는 파브리체 펠레그랭(Fabrice Pellegrin), 루즈 말라키트는 파스 칼 고랭(Pascal Gaurin)이 각각 조향을 담당했다. 파브리체 펠레그랭은 아버지가 조향사, 할아버지가 향료 공급자였다. 조향사로 성장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허브가 가득해 향수 제조로 유명한 프랑스 남부 그라스 태생이라는 조건까지 완벽하다. 그는 15년 동안 파리와 그라스의 향수 제조 실험실에서 전문 인력과 함께 조향과 연구에 몰입했다. 뛰어난 조향사로 자리매김한 그는 자신의 시계에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었다. 현재의 향을 온전히 받아들여 새로운 향으로 탄생시킨다는 그의 철학을 보여준다.
파스칼 고랭은 천재적인 조향사이자 신화적인 인물이다. 유년 시절부터 모든 사물의 향에 반응할 만큼 후각이 예민했던 그는 향료 전문 제조업체인 IFF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뉴욕에 살기 시작했다. 뉴욕의 모든 것이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다. 도시도 좋아했지만 자연의 향 또한 사랑하는 그는 숲에서 풍겨오는 원재료의 향을 마치 조각하듯이 아름다운 향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존하는 베르 말라키트 원석을 표현한 경우보다는 실존하지 않는 루즈 말라키트 원석을 떠올리며 향수를 만들어낸 파스칼 고랭이 더 궁금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L’officiel Hommes(이하 LH) 말라키트와 레드 컬러를 어떻게 조화시켰는가?Pascal Gaurin(이하 PG) 말라키트는 인간을 보호하고 지켜준다는 상징성을 지닌다. 그 의미가 분명했기에 나는 컬러에 집중했다. 레드는 욕망, 열정, 분노, 위험, 에너지와 같은 강렬한 감정을 환기시키는 중성적인 컬러다. 이 점이 루즈 말라키트의 조향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LH 루즈 말라키트에 대해 설명한다면?PG 루즈 말라키트를 조향할 때 두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남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중성적인 향이어야하고, 아이코닉하고 고귀한 단 하나의 꽃을 모티브로 삼는다는 것이다. 루즈 말라키트에 사용한 튜버로즈는 열정적이고 양면적이면서 동시에 조화로운 진귀한 향을 지녔다.
LH 튜버로즈 향을 어떻게 향수에 녹여냈나?PG 향수는 대개 두 가지 층으로 구성된다. 루즈 말라키트의 경우 튜버로즈와 일랑일랑으로 여성성을 담고, 세이지와 베티베르로 남성성을 표현했다. 여기에 오페라니드라는 앰버 계열의 조를 첨가해 여성성과 남성성의 조화를 꾀했다. LH 루즈 말라키트가 상징하는 아르마니 프리베의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PG 최상의 재료, 장인 정신, 향수를 제조하는 최적의 타이밍. ARMANI PRIVE HAUTE COUTURE
‘아르마니 프리베’는 아르마니의 향수 모두를 가리키는 이름이자 오뜨 꾸뛰르를 선보이는 아르마니쇼의 명칭이기도 하다. 그 이름을 통해 유추할 수 있듯이 아르마니 프리베는 아르마니 프리베 오뜨 뛰르 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향수다.
3월 1일에 한정 출시하는 새로운 향수 아르마니 프리베 말라키트는 오뜨 꾸뛰르에서 여러 시즌 지속 해서 보여준 러시아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아르마니 프리베 컬렉션 보드를 되짚어 보면 시즌별로 테마는 다르지만 항상 러시아의 대담함을 표현한 의상을 찾아낼 수 있다. 2011 S/S 아르마니 프리베 쇼에서 보여준 구조적인 형태의 구두부터 2014 F/W 쇼에서 선보인 상체를 둘러싼 퍼 드레스까지 러시아 고유의 무드를 담아냈다. 이러한 러시아의 기질을 떠올리며 말라키트의 단단한 보틀을 만지고 향을 맡아보면 러시아의 대담한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진다.GIORGIO ARMANI’S OPINION
“나는 아르마니 프리베가 지극히 평범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아르마니 프리베는 그 본연의 독특한 향을 통해 나의 옷을 입을 줄 아는 사람들에게 깊은 호감과 애정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믿는다. 타인과 취향이 다른 차별화된 이들에게 프리베는 귀중한 선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패션 제국을 거느린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 그는 무슨 생각으로 아르마니 프리베 말라키트 향수를 기획하고 구상했을까? 거두절미하고 딱 세 가지만 물었다. 대답은 충분했다.
LH 당신의 작품 아르마니 프리베 말라키트는 무엇을 상징하는가?Giorgio Armani(이하 GA) 몇 년 전 아주 특별한 사람이 내게 말라키트 원석을 선물했다. 오색 찬란한 빛이 특징인 이 스톤은 누군가를 보호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는 말라키트 스톤이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며 내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바란다. 말라키트에 담긴 추억이 아주 많다.
LH 말라키트 원석에 존재하지 않는 레드 색상을 말라키트 향수로 표현한 이유는?GA 나는 아르마니 프리베가 스스로를 매료시키는 영역 내에서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후각의 세계라 말한다. 현대 여성의 복잡성과 관능을 표현하기 위해 베르 말라키트, 루즈 말라키트처럼 상호 보완적인 두 향이 함께한다는 아이디어가 좋았다.
LH 말라키트는 러시아로부터 영감을 받은 향수다. 어떤 특징을 담고 싶었는가?GA 어떤 나라나 문화로부터 영감을 얻는다는 것은 매우 지속적이고 정교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나는 분명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미지의 문화에 큰 흥미를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러시아는 강렬하고 부유하며 단호하다. 상당히 감각적이며 동시에 용감하고 의식적인 러시아의 태도를 상상했다. 이 모든 것이 여기 있는 새로운 두 가지 향에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이국적인 동방의 향을 표현한 아르마니 프리베 라 콜렉시옹 데 밀 에 윈 뉘 컬렉션.
ARMANI PRIVE PERFUME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디자이너 코즈메틱 브랜드 중 최고가의 퍼퓸인 아르마니 프리베를 2012년 국내에 론칭 했다. 벌써 햇수로 5년째다. 널리 알려지기보다 소수의 사람만 향유했던 아르마니 프리베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철학처럼 감각의 근원이자 패션의 종결을 향으로 표현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부티크에서의 시향도 특별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그래서 ‘아르마니 세리머니’라는 서비스가 생겼다. 아르마니 세리머니는 독립된 공간에서 행하는 개인별 맞춤 시향 서비스다. 마치 와인을 디캔팅하듯이 글라스 벨을 이용해 시향하는 서비스는 프리베의 향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향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몸을 이완시켜주는 음악이 흐르고 피로를 풀어주는 티 서비스도 제공된다.
아르마니 프리베는 크게 세 가지 라인으로 구분된다. 자연에 찬사를 보내기 위해 식물성 향조의 향수로 구성한 ‘레 조 콜렉시옹’, 상류층의 귀족적인 향을 구현한 ‘라 콜렉시옹’, 동방의 이국적인 향으로 이루어진 ‘라 콜렉시옹 데 밀 에 윈 뉘’다. 여기에 3월에 출시하는 베르 말라키트, 루즈 말라키트가 속한 ‘라 콜렉시옹 데 떼르 프레시우스’가 추가되었다. 시향이 번거로운 이들을 위해 각 라인의 향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다.
레 조 콜렉시옹 유럽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네 가지의 전설적인 공간을 떠올리며 향수를 만들었다.‘휘그 에덴 오 드 뚜왈렛’은 에덴동산을 떠올리며 풍요로움을 표현한 무화과 향의 향수다. ‘로즈 알렉산드리 오드 뚜왈렛’은 고대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알렉산드리아 정원의 안락함을 장미 향으로 구현했다. 가장 신선하고 깨끗하다는 프랑스산 센티폴리아 로즈를 사용했다. ‘베티베 디베 오 드 뚜왈렛’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바빌론의 공중정원을 묘사했다. 한 여인을 사랑한 남자의 아름다운 선물인 공중정원처럼 달콤한 향이다. 우아한 나무의 향기인 베티베르를 중심으로 핑크 페퍼콘의 대담한 향을 곁들였다. ‘피브완 수저우 오 드 뚜왈렛’은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꽃인 작약을 기념해 만들었다. 작약의 향이 가벼우면서도 풍부하다.
1 유럽의 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 아르마니 프리베 라 콜렉시옹 컬렉션으로 향마다 뚜겅의 소재가 다르다.
라 콜렉시옹라 콜렉시옹은 상류층만이 좋은 향기를 풍길 권리를 가졌던 근세 유럽에서 영감을 받은 향수 라인이다. 소수의 왕족과 귀족이 사용했던 원료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재해석했다. ‘오 드 쟈드 오 드 퍼퓸’은 나폴레옹이 하루에 60병을 사용할 정도로 애용했다는 오 드 콜로뉴의 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향수다. 베르가모트의 시원한 향에 마다가스카르의 페퍼로 모던함과 생기를 더했다. ‘피에르 드 륀 오 드 퍼퓸’은 18세기 귀족들의 가발에 사용된 아이리스와 파우더 향을 재현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패브릭처럼 정교한 꽃향기를 개발했다. ‘퀴르아메티스트 오 드 퍼퓸’은 감각적이고 매혹적인 소재인 가죽의 향을 담고 있다. 러시아 평원에서 생활하던 코사크 전사들이 자신들의 가죽 장화에 자작나무 껍질을 문질러 향기가 나도록 했던 것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부아 당쌍 오 드 퍼퓸’은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교회에 갔을 때 맡았던 향의 추억을 담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실제로 매일 사용하는 향수이기도 하다. 베티베르와 백향목이 만나 성스러운 느낌을 낸다. ‘앙쌍 사틴 오 드 퍼퓸’은 부드럽고 관능적인 향의 향수다. 나무와 송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향수로 남녀 모두에게 어필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앙브르 이첸트리코 오 드 퍼퓸’은 아름다운 합주곡을 연상시킨다. 희귀한 향인 앰버에 시나몬, 복숭아, 파촐리 에센스 등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색다른 향조를 섞어 젊음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향이 완성되었다.
2 네 가지 공간을 향으로 담았다. 아르마니 프리베 레 조 콜렉시옹 컬렉션.
라 콜렉시옹 데 밀 에 윈 뉘이슬람 제국의 찬란했던 유산을 찾아 중동의 깊은 밤으로 떠나는 여행을 상상해보라. 사막의 달이 뜨고 호화로운 궁전에서 화려한 밤을 맞이하는 저녁. 이국적인 향으로 가득한 풍광이 떠오른다. ‘로즈 다라비 인텐스 오 드 퍼퓸’은 동방의 관능적인 쾌락주의를 표현했다. 장미 향에 사프란, 캐시미어 나무의 향을 더해 사막의 선율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바닐라 향이 중동의 무드를 강조해준다. ‘뀌르 누와 인텐스 오 드 퍼퓸’은 동양의 깊은 밤을 떠올리며 만든 장엄한 향을 담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죽의 풍미와 우드 향이 드러나는 다양한 질감의 향이다. ‘우드 로얄 인텐스 오 드 퍼퓸’은 금보다 더 진귀한 나무인 아갈 우드 향으로 채워져 있다. 중후한 우드 향에 앰버가 더해져 더욱 풍부한 느낌이다. ‘미르 임페리얼 인텐스 오 드 퍼퓸’은 미르와 벤조인 등 희귀한 원료를 사용해 궁궐의 향을 만들었다. 오리엔트 제국이 지닌 비밀처럼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향수다.
향으로 세계 일주를 하고 싶다면 아르마니 프리베를 추천한다. 자신만의 독특한 향을 찾는 사람에게도, 조약돌의 부드러움과 기둥의 반듯함을 닮은 멋진 보틀을 찾는 사람에게도 아르마니 프리베는 충분한 만족감을 부여한다. 아르마니 프리베는 타인의 취향과 구분되는 당신만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귀중한 선물이다.
[머니투데이 핫뉴스]☞ 이란에 가서 "삼성·LG전자 어때요?" 물으니☞ '라스' 이이경♥이세영 핑크빛 분위기.."신혼부부로 오해받아"☞ 박보검, 파산선고 받았다 절차종료…수억 빚은 왜?☞ 박용만 '빅 배스(Big Bath)', 박정원 부담 덜어주고 용퇴☞ "소형SUV 맞아?" BMW '뉴X1' 오프로드서도 씽씽
김원 로피시엘옴므 기자
<저작권자 ⓒ 로피시엘 옴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