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 충분히 알렸다"..158시간만에 토론 중단한 野

우제윤,정석환 2016. 3. 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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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비대위원들, 이종걸 원내대표 강행방침에 제동與 "테러방지법 더이상 못고쳐"..이르면 1일 처리
야당이 1일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했지만 선거구 획정안과 쟁점 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는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고드름 너머로 보이는 국회의사당의 모습이 끝없는 정쟁으로 얼어붙은 여야 관계를 보는 듯하다. [이충우 기자]
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중단한 것은 비난 여론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 회기가) 3월 10일까지인데 최대 앞으로 10일이다. 이 기간 국민에게 호소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계속하자고 주장했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은 더 이상 필리버스터를 끌어갈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이 원내대표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이번 필리버스터를 통해 국민에게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에 대해 주의를 충분히 환기한 데다 SNS에서 필리버스터가 화제가 되기도 하는 등 지지 세력을 결집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AP통신은 "한국의 필리버스터가 세계 역사상 가장 긴 기록 중의 하나가 됐다"며 필리버스터 정국을 상세히 보도하는 등 충분히 홍보 효과도 누렸다

그러나 더 이상 길어질 경우 필리버스터에 대한 피로감을 줄 수 있는 데다 오히려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결국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박영선 비대위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필리버스터를 통해서 테러방지법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알린 것은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더 이상 우리의 수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모든 것을 다 야당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박근혜 정권 전략이라는 것을 알면서 (그런 쪽으로) 호응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야당은 일단 수정된 테러방지법을 본회의에 올리는 방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여당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보위원회의 전임 위원회화 △통신감청을 규정하는 내용 중 국회의장이 중재한 권유 내용 수용 개인 정부·위치 정보 요구권과 조사권·추적권을 국정원이 아니고 대테러센터에서 행사 등을 수용하라고 여당에 촉구했다.

그러나 여당은 테러방지법 수정안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비쳤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수정안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야당에) 말했다"며 "이 이상 양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단 이로써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8일째 종료된다.

이날 오후부터 '역풍'을 피하려면 출구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나왔다. 앞서 더민주는 의원총회를 열어 필리버스터 중단 여부에 대한 결정을 이 원내대표에게 일임한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양당 간 합의만 된다면 필리버스터를 정회하고 선거법을 처리할 수 있다. 새누리당이 이에 응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히는 등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선거구획정안을 가능한 한 빨리 통과시킬 전망이다. 이미 선거구 공백 상태가 두 달 넘게 이어진 만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여야에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재외선거인 명부 작성 일정의 차질 우려도 이제 벗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4일까지 재외국민 선거인 명부 작성을 마무리짓고 5일부터는 명부를 열람하게 할 계획이다. 당초 국내 주소지가 있는 국외 부재자들은 선거구별로 명단을 작성해야 하는데 현재 선거구 자체가 없어 명단을 발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북한인권법은 물론 국회 정무위를 통과해 법사위에 계류 중인 무쟁점 민생 법안들도 이제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모든 금융회사의 법정 최고금리를 27.9%로 제한하는 대부업법이나 개인 채무 조정 통합 기능을 가진 서민금융진흥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서민금융생활지원법 등이 대표적이다.

[우제윤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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