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욱 "서글서글한 카메라기자 품평 좀 해주세요"('섬, 사라진 사람들' 인터뷰)

뉴스엔 2016. 2. 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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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욱

배우가 영화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이현욱(31) 케이스다. 3월3일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감독 이지승)에서 이현욱은 외딴 섬마을의 염전 노예사건을 취재하는 방송사 카메라 기자 석훈 역을 맡아 스크린에 신선한 물감을 풀어 놓는다. 얼마전 이른 아침, 홍대 인근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나눈 모닝 톡.

◆ 특별한 경험...카메라 통해 현장 전달하는 스토리텔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사회부 기자 혜리(박효주)와 석훈이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을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담는다. 이현욱은 여느 배우들처럼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카메라 뒤에서 대부분 해내야 했다. 그의 시선과 호흡은 카메라 렌즈에 잡히는 피사체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호기심이 컸어요.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잖아요. 대본상에 캐릭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많이 없었지만 카메라를 계속 든 채 현장을 설명하는 스토리텔러로 이해했죠. 어떻게 리얼하게 현장감을 전달할까, 배성우 박효주 선배님과 잘 호흡할까에 집중했어요.”

고교시절 35mm 필름으로 작업하던 당시 형들에게 앵글, 포커스, 워킹을 물어봤던 데이터가 머리에 남아 큰 도움이 됐다. 촬영 전에는 다큐멘터리·시사고발 프로와 카메라 감독들을 주의깊게 관찰했다. 내린 결론은 “어떤 캐릭터를 입힌다기보다 카메라를 사수하고 어떻게든 찍으려는 열정과 전문성만 가지고 접근하자”였다.

“저희 영화를 통해 설마 했던 일들이 발생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오락적 요소가 많은 영화는 아니지만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다양성 영화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한예종’s 넥스트 톱스타
탄탄한 연기내공을 지닌 배우 오만석 이선균 문정희 유선 황석정부터 김동욱 김고은 박소담 임지연 이유영 변요한 박정민 수호(엑소) 지수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파워가 강력하다. 아직 인지도를 많이 키우지 않았지만 이현욱은 넥스트 톱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이현욱은 한예종 재학 당시 단편영화와 10주년 기념 연극 ‘이’ 등에 출연하며 실전을 익혔다. 졸업과 동시에 군 입대, 28세에 제대해 추적 스릴러 영화 ‘표적’, 드라마 ‘사랑만 할래’ ‘쓰리 데이즈’에 나오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1기 선배 오만석이 연출한 히트 연극 ‘트루 웨스트’에 동생 오스틴 역으로 무대 나들이를 했다.

“저희가 공부할 때는 20~30명 소수 인원에 현역·예비역을 골고루 뽑아서 긍정적인 자극이 오갔어요. 여기에 책임감이 컸을 선배님들이 너무 길을 잘 닦아놓으셔서 큰 도움을 얻고 있죠.”

한예종 동기이자 두 살 위인 배우 서현우와 투톱을 이뤄 BYH48(일명 ‘변요한과 친구들’)을 2년째 이끌고 있다. 한예종 후배인 변요한 수호 지수를 비롯해 류준열 이동휘 김희찬 등이 멤버다. 스터디 개념으로 모여 오디션 정보, 모니터링, 작품 토론, 자유연기 연습을 한다. 틈틈이 노래방 순례와 게임으로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 독립영화·무대 열정 ‘핫 가이’
대학시절 18편의 단편영화에 출연했고, 2011년 독립영화 ‘어깨나사’로 제11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했다. 이듬해 안성기 이정재와 함께 이 영화제 본선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배성우 염정아 주연의 단편영화 ‘사랑의 묘약’을 심사했다.

“심사할 때 성우 선배님 영화가 나와서 너무 좋았고 재미났어요. 영화제 뒤풀이에서 만나게 돼 ‘꼭 나중에 선배님과 영화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섬, 사라진 사람들’에서 이뤄져 신기하고 설렜죠.”

도시적인 이미지와 날카로운 눈매로 인해 무사, 경호원, 형사, 뾰족한 의사를 주로 연기했던 이현욱은 반듯한 성격의 시나리오 작가(트루웨스트), 서글서글한 카메라 기자(섬, 사라진 사람들)로 캐릭터 확대를 꾀하는 중이다.

“군 제대 후 단편·독립영화를 접할 기회가 없어 굉장히 갈증이 커요. 연극은 성스러운 무대라 쉽게 올라갈 곳은 아닌데 다행히 ‘트루웨스트’를 많이 좋아해줘 용기를 얻었어요. 언제든지 기회가 된다면 연극무대 역시 계속 서고 싶죠.”

◆ 에필로그
‘배우’에 대해 묻자 “그만 두기 전까지 배우다 그만둘 듯하다”고 답한다. 20대의 경험기를 지나 30대에 이르러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시절의 경험, 후회, 고민 모두가 배우 하는데 없어선 안 될 소중한 기억들이에요. 이런 재료들 때문에 앞으로 연기를 더 독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작품, 캐릭터를 통해서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발산해야죠.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수수한 인물, 지독한 악역, 작품을 끌고 가는 캐릭터...하고 싶은 게 정말 많네요.”

뉴스엔 객원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사진= 한제훈(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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