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앉아 술 마셔라" 성추행 강요한 건국대 OT
[경향신문] ㆍ신입생 게임 벌칙…경희대는 내역 뺀 ‘고액 비용’ 논란
대학 생활의 첫 관문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이 성추행과 비리 의혹 등으로 연일 추문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새내기 새로배움터’라는 이름으로 제도교육과 구별되는 대학의 가치관과 철학을 공유했던 행사가 학생회 성격 변화와 함께 퇴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6일 페이스북의 건국대 익명 게시판에는 ‘16학번 새내기’로 자신을 소개한 여학생의 OT 체험담이 올라왔다. OT에서 신입생들은 선배들이 유사 성행위 장면을 묘사하면 맞히는 게임을 했고, 서로 모르는 남녀 학생들이 술을 마시면서 무릎에 앉고 껴안는 등의 벌칙도 있었다. 이 학생은 “선배들이 시킨 게임을 안 하기엔 눈치가 보였다. 내가 장난감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과 껴안고 하는 게 정말 싫었다”고 적었다.
논란이 일자 OT를 기획한 해당 단과대 학생회장단은 곧바로 “게임 도중 신입생들이 성적인 수치심이 들 수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런 분위기는 학내 행사에 양성평등 캠페인이 활발히 펼쳐지고 반(反)성폭력 학칙 제정 등이 이뤄지던 2000년대 초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각에선 학생운동이 퇴조하면서 빈자리를 채운 비운동권 학생회들이 별다른 고민 없이 기성 사회의 악습을 되풀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경희대에서도 지난 14일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에 체육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OT 비용이 지나치게 고액이라는 항의가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3박4일 행사에 38만원을 책정한 체육대 학생회는 학생들의 항의에 예산안을 공개했지만 영수증 등 실제 사용 내역이 빠져 여전히 의혹이 일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학생운동이 무너진 캠퍼스에 민주성과 투명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까지 함께 무너지는 등 도덕적 공백이 생겨나고 있다”며 “예비 지식인으로서 대학생들이 도덕성과 균형감각 등을 기르기 위해 쇄신 운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허남설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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