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텔레그램 창업자, 방한..韓·亞 맞춤 서비스 협력 나서
[머니투데이 바르셀로나(스페인)=이하늘 기자] [[인터뷰]파벨 두로프 CEO "韓 개발자·아티스트와 협력, 새로운 서비스 진행할 것"]
글로벌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을 창업한 파벨 두로프 CEO(사진)가 올해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 맞춤형 서비스 발굴에 나서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에서의 텔레그램의 영토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23일 오후(현지시간) 'MWC 2016' 기조연설을 마치고 진행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두로프 CEO는 "올해 안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한국 이용자들과 만나 텔레그램 서비스에 대해 논의하고, 이들의 세부적인 요구를 서비스에 접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램'은 외부에서 쉽게 들여다 볼 수 없는 암호화 메신저로, 지난해 카카오톡 감청 논란 이후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진출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특히 두로프 CEO는 "한국은 패션과 생활방식, 대중문화 등에서 아시아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며 "한국 개발자들과 협력을 통해 더욱 새로운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과의 구체적인 협력 구상방안도 꺼냈다. 두로프 CEO는 "텔레그램은 지난해부터 스티커 등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수단을 확장하는데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한국의 아티스트들은 텔레그램에 스티커를 올릴 수 있고, 텔레그램은 이들의 작업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텔레그램은 메신저 뿐 아니라 '채널' 등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메신저를 효율적으로 확산시키는 훌륭한 통로"라며 "이는 K-팝 등 한국 문화를 전세계로 확산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로프는 최근 몇몇 주요 국가에서 시도되고 있는 정보규제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정부기관의 사이버 통제는 조지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라더'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테러리스트는 자신들의 정보 및 메시지를 전달하고, 유통할 수 있는 많은 통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 사생활 보호 문제를 두고 미국 정부와 애플 간 치열한 갈등을 두고도 한소리했다. 두로프는 "애플이 FBI의 요구대로 아이폰의 암호화를 뚫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만들면 수억명의 애플 이용자 정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애플이 굴복하면 경쟁기업인 삼성전자 역시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벨 두로프는 러시아의 저커버그로 불린다. 2006년 형 니콜라이와 함께 러시아 1위 SNS ‘브이콘탁테’(이하 VK)를 서비스하며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2012년 반정부 시위대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푸틴 정권에 반발, 이 사실을 일반에 공개하고 러시아를 떠났다. 1년 뒤인 2013년 형인 니콜라이와 함께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선보이며 모바일 메신저업계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이하늘 기자 isk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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