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뉴스] 둘둘·굽네·페리카나, 다음은..치킨집 회장님의 이유 있는 변신

이동현 입력 2016. 2. 2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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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카나 회장인 양희권 새누리당 충남 홍성ㆍ예산 예비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공천신청자 면접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양희권 예비후보 측 제공

둘둘-굽네-페리카나 다음은 어디일까. ‘치킨집 회장님’들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잇따라 금배지 달기에 도전하면서 ‘치킨 사업→정치 입문’이라는 공식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치 외도를 한 치킨집 회장님은 총 3명이다.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이 오는 4ㆍ13 국회의원 총선거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고, 굽네치킨을 일군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앞서 둘둘치킨 창업자인 정동일 회장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정치 신인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은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충남 홍성ㆍ예산 새누리당 후보 출마를 선언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도 마친 상태다. 치킨 업계에서 30여년간 잔뼈가 굵은 양 예비후보의 공천경쟁 상대는 30년 넘게 정치권에 몸을 담아 온 재선의 홍문표 의원이다. 양 예비후보는 24일 새누리당 공직후보자공천관리위원회가 실시한 공천신청자 면접에서 홍 의원과 면접 심사대에 나란히 섰다. 그는 본보와 인터뷰에서 “면접관들이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 성공을 일구고, 사회봉사도 많이 한 점을 높이 평가해 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 예비후보는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 1세대로 분류된다. 튀김 옷을 입혀 통째로 튀겨내는 이른바 시장 통닭이 대세이던 1980년대 초 20대 나이에 양념 통닭을 내놓는 파격을 선보이며 페리카나를 업계 선두를 다투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는 “열아홉 어린 나이에 객지로 떠나던 저는 소맷자락에 눈물을 훔치며 ‘반드시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큰 사람이 되어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한시도 잊어 본 적이 없다”는 말로 총선 도전 이유를 대신했다.

정치하는 치킨집 회장님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이처럼 자수성가한 인생역정이다. 굽네치킨의 홍철호 의원은 예산농업전문학교(현 공주대)를 졸업한 뒤 농장에서 일하며 모은 밑천으로 닭고기 가공 사업에 뛰어 들어 중소기업 성공 신화를 썼다. 둘둘치킨 창업자인 정동일 전 서울 중구청장도 검정고시 신화의 주역이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파고가 몰아칠 때 사업을 키워낸 것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홍 의원은 “여야 할 것 없이 서민을 위한 정당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서민의 삶을 가슴 깊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며 “농민ㆍ소상공인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양 예비후보도 “아파 본 사람이 아픈 심정을 안다고 하지 않느냐”며 “농민ㆍ소상공인을 대변하는 민생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치킨 가맹점 사업이 양적으로 급성장했고, 치킨의 고급화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가들의 정치 입문이 잇따르는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주요 치킨 브랜드의 가맹점 수는 2014년 기준으로 BBQ는 1,684개, 페리카나 1,235개, 네네치킨 1,128개, 교촌치킨 965개, 처갓집 888개에 달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지현 같은 톱스타를 광고모델로 쓸 정도면 치킨 업계가 얼마나 커졌는지 보이지 않느냐”며 “어느 정도 부를 일군 사람이 정치에 눈을 돌리는 건 자연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바통을 이어갈 치킨집 회장님이 누굴지 관심을 쏟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철호 네네치킨 대표의 행보를 주의 깊게 보고 있기도 하다. 현 회장은 경기 의정부고 출신으로 의정부에서 사업을 키웠는데,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당에서 공천배제 위기에 몰려있다는 이유에서다. 네네치킨이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온라인 광고로 논란을 자초했던 만큼 현 회장이 정치권 문을 두드릴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까지 내놓고 있기도 하다. 만약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앞으로 선거 때마다 국회의 눈길이 치킨 집으로 향할지 모를 일이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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