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감독의 딜레마, '대인방어'와 '지역방어' 사이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어떤 것도 쉽지 않다”
김영만(44) 원주 동부 감독은 경기 후 위와 같은 말을 남겼다. 고민에 잠겼다. 고민한 이유는 당연했다. 김영만 감독이 이끄는 동부가 지난 26일에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8-104로 완패했기 때문.
동부가 이번 시리즈를 이기려면, 4차전 혹은 5차전까지 승부를 펼쳐야 한다. 하지만 김영만 감독은 시리즈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특히, 수비 전략이 문제였다. 김영만 감독은 딜레마 속에 2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 첫 번째 딜레마 – 대인방어
오리온 로스터가 김영만 감독 딜레마의 첫 번째 힌트. 조 잭슨(180cm, 가드)과 애런 헤인즈(199cm, 포워드)다. 잭슨과 헤인즈 모두 공격에 능하다. 잭슨은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와 속공, 헤인즈는 돌파와 미드-레인지 점퍼 등 확실한 옵션을 갖고 있다. 잭슨과 헤인즈를 상대하는 팀은 수비 전략을 짜기 쉽지 않다.
김영만 감독은 경기 전 “잭슨과 헤인즈 모두 1대1로 막을 수 없다. 두 선수 모두 도움수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도움수비를 쉽게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오리온에 슈팅이 가능한 포워드(문태종-김동욱-허일영-이승현 등)가 즐비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대인방어의 어려움을 첫 번째 고민으로 파악했다.
헤인즈가 김영만 감독을 고민으로 몰아넣었다. 1쿼터에만 13점(2점슛 : 3/3, 3점슛 : 1/1, 자유투 : 4/5)을 퍼부었다. 기록으로 알 수 있듯, 헤인즈는 자신의 수비수(한정원-김주성 등)를 자유자재로 교란했다. 헤인즈가 동부 수비를 무너뜨리자, 오리온은 35-21로 1쿼터를 마쳤다. 그러나 헤인즈가 끝이 아니었다. 또 한 명의 선수가 김영만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바로 잭슨이다. 잭슨은 두경민(183cm, 가드)과 허웅(185cm, 가드), 박지현(181cm, 가드) 등 동부 가드 라인을 교대로 공략했다. 급이 다른 스피드와 개인기로 동부 앞선을 무너뜨린 것. 도움수비가 없다는 것도 예측했다. 앞선을 제친 후, 3점슛 라인에 있는 동료에게 볼을 줬다. 잭슨의 패스를 받은 이는 어김없이 3점포를 작렬했다.
동부는 수비 전략을 바꿨다. 오리온의 상승세를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동부는 더욱 수렁으로 빠졌다. 김영만 감독 역시 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두 번째 고민거리를 안았다.
# 두 번째 딜레마 – 지역방어
동부는 변형 지역방어를 많이 사용한다. 2-3 형태이든, 3-2 형태이든 다른 팀과 많이 다르다. 이유는 하나다. 김주성(205cm, 센터)의 존재. 김주성이 페인트 존에서 중심을 잡는다. 수비 방향을 지시한다. 국내 선수 2명과 외국선수 2명이 김주성의 지시 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한 코칭스태프는 “로테이션이 복잡한 수비다. 수비하는 팀이 어려운만큼, 공격하는 팀도 어렵다. 김주성이 있기에 가능한 수비다”며 동부 변형 지역방어의 특성을 이야기했다.
동부는 김주성 투입 후 변형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김주성이 페인트 존에 섰다. 그러나 지역방어의 위력은 강하지 않았다. 잭슨의 돌파와 국내 선수의 외곽포에 무너진 것. 특히, 외곽포의 영향이 컸다. 양쪽 45도도 모자라 양쪽 코너까지 3점슛을 맞았다. 이승현(197cm, 포워드과 최진수(202cm, 포워드) 등 핵심 슈터가 아닌 이에게도 3점 폭격을 당했다.
김영만 감독은 경기 후 “잭슨이 나올 때, 지역방어로 수비를 바꿨다. 그런데 지역방어를 서고 나서, 3점슛을 맞았다. 오리온 슈팅 컨디션이 앞으로도 좋다면, 우리가 지역방어를 쓰기 정말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대인방어로 바꾸자니, 매치업짜기도 쉽지 않다”며 고심했다.
또한, 동부 지역방어는 김주성의 존재 여부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김주성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다. 김영만 감독은 경기 전 “김주성이 쉴 때, 지역방어를 쓰기 쉽지 않다. 하지만 주성이가 오래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20~25분 정도로 본다”며 김주성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김영만 감독은 경기 후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정상적으로는 안 된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나가는 뒷모습마저 고민에 싸인 듯했다. 그럴 만도 하다. 쉽게 해결되지 않는 딜레마를 안았기 때문이다. 딜레마를 해결할 시간도 많지 않다.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오는 28일 오후 5시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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