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멕시코 마약왕 구스만 아내, "남편은 가정적인 사람"
[경향신문]

“그는 한결같이 가정에 충실한 남편이었어요.”
잔혹한 ‘마약왕’도 가정에서는 좋은 남편이었던 것일까. 2번의 교도소 탈출로 탈옥왕이라는 별명까지 덧붙여진 멕시코 마약 갱조직 시날로아 카르텔 두목 호아킨 구스만(58)의 아내가 입을 열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탐사보도팀이 만난 구스만의 아내 엠마 코로넬(26)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코로넬은 지역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뒤 18살에 구스만과 결혼했다. 하지만 멕시코 언론들은 엠마를 눈여겨본 구스만이 돈을 뿌려 심사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프라다 가방을 들고 보디가드들과 동행한 엠마는 조용하게 미소를 지었다”며 악명 높은 마약왕의 아내로는 상상하기 힘들어보였다고 소개했다.
엠마는 인터뷰에서 구스만이 자신을 ‘여왕’이라 불렀다며 “그는 다른 남자들처럼 폭력적거나 무례하지 않았고, 나쁜 말을 하는 것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약왕의 아내로 사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태풍의 눈 속에 있는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엠마는 ‘엘차포(땅딸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구스만의 세번째 아내로, 남편보다 32살이나 어리다. 구스만의 자식 19명 중에는 코로넬이 낳은 쌍둥이 딸도 있다. 엠마는 구스만의 혈압이 위험한 수준으로 올라갔고, 건강상태가 걱정된다고 했다. 구스만이 감옥에서 24시간 감시를 받고 있어 프라이버시를 전혀 보장받지 못하며, 심지어 잠조차 자지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1993년 체포돼 마약밀매와 살인, 납치 등으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구스만은 2001년 교도소 경비원들을 매수해 탈옥했고, 2014년 2월 붙잡혀 재수감됐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가장 보안이 철저하다는 멕시코시티 외곽 알티플라노 교도소에서 또 탈출했다. 샤워실 바닥에 구멍을 뚫고 1.5㎞ 땅굴을 빠져나왔다 해서 ‘영화같은 탈옥 스토리’로 관심을 모았고, 실제 영화 제작 제의가 오가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덜미를 잡혀 지난달 8일 재수감됐다. 체포된 구스만은 독방에서 지내고 있다. 2번의 탈옥으로 웃음거리가 된 멕시코 정부는 감시를 대폭 강화했다.
코로넬은 남편이 가정적이고 자상한 남자라 주장하지만 구스만은 여러 중범죄를 저지른 인물이고, 미국 연방검찰도 별도로 기소하겠다며 멕시코 측에 신병인도를 요청한 상태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최소 816톤의 코카인을 유통했다. 이 기간 시날로아에 의해 수백명이 죽거나 납치되고 고문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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