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부 팔린 '앵무새죽이기', 문학·경제적 유산의 행방은



"연간 수십억원 수익 발생"…하퍼 리, 자녀 없이 타계
'파수꾼' 출간 놓고 말년 논란…WP "리, 유산에 대한 통제력 잃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미국 작가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는 1960년 출간된 이래 4천만부 넘게 팔렸다.
이 책은 작가에게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겼을 뿐 아니라 1991년 미국 의회도서관 조사에서 성서 다음으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 꼽힐 만큼 거대한 문학적 유산이다.
하퍼 리가 18일(현지시간) 별세하면서 자녀가 없는 그가 남긴 막대한 경제적 유산의 행방과 말년에 후속작 출간으로 작가의 문학적 유산에 대한 통제력을 두고 벌어졌던 논란이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 리가 남긴 경제적 수익이 연간 수십억 원 규모에 달한다면서 리 사후에 이 돈이 어디로 향할지 따져봤다.
여전히 미국 각급 학교의 필독서로 꼽히는 '앵무새 죽이기'로 리는 연간 320만 달러(약 39억4천만 원)를 벌어들였고 작년 출판된 '파수꾼'도 1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상당한 수입을 더했다.
'앵무새 죽이기' 연극 역시 입장권 판매 수익만 연간 20만 달러(약 2억4천만 원)에 이른다.
연극 각본을 맡은 극작가의 손자 크리스토퍼 세르겔이 운영하는 '드라마틱 퍼블리싱'이라는 회사가 연극 각색에 대한 권리를 보유했다.
드라마틱 퍼블리싱은 그러나 지난해 연극의 공연 권리를 리가 2015년 5월 설립한 비영리 단체 '앵무새 컴퍼니'(Mockingbird Company)로 이전했다.
이 '앵무새 컴퍼니'가 '앵무새 죽이기' 소설과 연극, '파수꾼'에서 나오는 수익을 관리하는 업무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추측했다.
그러나 그의 말년에 일어난 문학적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리는 자신의 (문학적) 유산에 대한 통제를 상실했다"며 "이를 둘러싼 고통스러운 논란이 리의 죽음을 더 슬프게 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작가를 이렇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며 리의 주변인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리는 1960년대 중반부터 인터뷰 등 대외 활동을 삼갔고 수십 년 간 '다시는 출판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지난해 출간된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와 대치되는 내용과 집필 시기 등으로 작가에게 실제로 출간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큰 논란을 낳았다.
실제로 당시 '파수꾼' 출간이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작가에 주변에서 압력을 가해 이뤄진 것이란 의혹이 불거지면서 노인학대 예방 업무를 담당하는 앨라배마 주 인적자원부가 앨라배마주 증권위원회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증권위는 지난해 3월 작가의 출간 의사를 확인했다면서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WP는 하퍼 리 별세를 계기로 "인기 많은 생존 작가의 것이라면 무엇이든 원하는 대중적 욕망에 떠밀린 엉터리 출판이었다"고 맹비난했으며 파수꾼의 출판 시점에 대해서도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리의 친자매로 리에게 조언을 건네곤 했던 앨리스가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책이 나왔고 이때 리는 뇌졸중 후유증과 극심한 시력·청력 저하로 요양원에 몸을 의탁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WP는 "기자들은 리가 적극적으로 (출판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출판사와 변호사들의 쾌활한 보장에만 의존해야 했다"며 파수꾼의 출판을 주도한 출판사와 변호사들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매체는 "애티커스 핀치를 보고 법을 공부하게 됐다는 변호사들이 많다"며 "역설적으로 변호사들과 법적 모호성이 끝내 리의 삶과 작품 세계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리의 측근에 있었던 변호사로는 '앵무새 컴퍼니' 부회장이자 '파수꾼'의 원고를 찾아 출간을 주도한 토냐 카터가 있다. 리의 사망 소식을 발표한 것도 카터다.
블룸버그는 카터가 리의 자산 신탁 관리자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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