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들 앞에서 속옷까지 갈아입다니.." 김현수의 라커룸 충격 사건?
[경향신문] ㆍ취재진에 개방된 날 ‘낯선 풍경’
ㆍ“야구장 밖 적응이 더 어려워”
볼티모어 김현수(28)의 눈이 갑자기 휘둥그레졌다.
현지 및 한국 취재기자들에게 사라소타 에드스미스 스타디움의 라커룸이 개방된 18일 오전(현지시간) 풍경은 김현수에게는 낯선 세상이었다.
라커룸은 기자들로 북적였다. 여기자들도 몇 명 있었다. 그런데도 몇몇 선수는 자신의 라커 쪽으로 몸을 돌린 채 거리낌 없이 곧바로 옷을 갈아입었다. 훈련복을 착용하면서 속옷까지 갈아입는 선수도 있었다.
김현수는 라커 앞에서 기자들과 마주한 가운데 꿈쩍을 하지 못했다. 상의 하나 벗지 못했다. “미국식으로 그냥 해보자”는 제안에 “난 아직 안되겠다. 화장실에 가서 갈아입고 와야겠다”며 멋쩍어 했다.
김현수는 이날 훈련에 앞서 현지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여태까지는 몰랐는데 아까 라커룸에서 여기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 얘기에 현지 기자들이 크게 웃었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적응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다. “야구는 어디서든 하는 것이니 적응이라고 할 것도 없다. 또 어딜 가도 무엇이든 잘 먹기 때문에 야구장 밖에서 생활하는 것만 차차 해가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군데군데서 ‘문화충격’을 불러올 만한 경우를 느낀다. 국내 구단의 경우, 구단 라커룸에 기자들의 출입은 아예 금지돼 있다.
김현수로서는 이날 목격한 장면이 무척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기자들은 김현수의 표정을 보고 자연스럽게 라커룸을 먼저 빠져나갔다. 김현수는 그제야 사복에서 훈련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사라소타(미 플로리다주)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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