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 에너지계약 사전 조사..에너지 안보 강화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회원국과 역외 국가 간 에너지 계약에 대해 사전 조사 권한을 행사할 방침이다.
EU 집행위원회는 16일 EU 회원국 정부와 기업이 역외 국가 정부나 기업과 에너지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경우 사전에 EU 규정에 부합하는 지 여부에 대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구엘 아리아스 카네테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에너지 계약에 대해 EU 당국은 의견을 제시할 것이며 회원국 정부는 12주 안에 이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EU 규정은 이 같은 계약에 대해 사후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EU 당국이 사실상 계약 조건에 간섭할 수 있게 됐다.
EU 집행위의 이번 제안은 1년 이상 장기 계약으로 시장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계약의 경우 계약기간, 공급량, 공급 경로, 계약 파기 조건 등을 EU 당국에 사전에 보고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EU의 이 같은 방침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줄이고 EU의 에너지 안보와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네테 위원은 역내외의 정치적 긴장은 가스 공급 중단 사태 등에 대한 대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에 따라 가스 회사들은 통상 비밀로 취급돼오던 계약 사항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U는 전 세계에서 에너지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지역으로 에너지 수요의 53%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수입 에너지의 대부분을 러시아산 가스와 석유로 충당함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줄여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U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산 가스의 점유율은 40%에 달하고 있으며 러시아산 석유도 35% 수준을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러시아는 한때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유럽행 가스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EU 집행위는 지난해 2월 역내 에너지 시장 통합과 에너지 공급망 연결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동맹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EU는 ▲에너지 안보 강화 ▲재생가능에너지 확보 ▲에너지 효율성 증대 ▲에너지 시장 통합 ▲에너지관련 연구·혁신 촉진 등 5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EU 28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에너지동맹을 추진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4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의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한 공식 제소 절차에 돌입했다. EU 경쟁 당국은 가스프롬의 불공정한 가격 결정과 가스 공급 방해, 그리고 기타 경쟁침해 행위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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