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밖 성지' 서소문공원,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

김향미 기자 2016. 2. 1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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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중구 서소문역사문화공원 조감도. 서울 중구 제공

조선시대 조정의 공식 ‘처형장’이었던 ‘서소문 밖 네거리’. 민생이 어지럽던 조선후기 이곳에서 많은 이들이 종교적·정치적인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 현재 서울 중구 ‘서소문공원’ 부근의 역사다. 서소문공원 일대(2만1363㎡)가 오는 2018년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지상은 조선후기 사회변화와 종교적 장소성을 띤 역사공원으로, 지하는 순교성지와 순교자 추모 등을 표현하는 기념공간으로 조성된다. 서울 중구는 오는 17일 서소문공원 광장 일대에서 ‘서소문역사공원 기념공간 건립 공사’ 기공식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는 1단계 공사 후 박물관에 준하는 역사전시장과 기념타워, 하늘광장, 기념전당 등 복합공간이 들어서는 2단계 공사가 마무리 되면 2018년 상반기 시민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역사공원 조성 사업은 국비 230억원, 시비 137억원, 구비 93억원 등 총사업비 460억원이 투입된다.

서소문공원 부근인 ‘서소문 밖 네거리’는 원래 조선시대 죄인들을 처형하던 장소로 조선의 실학자와 개혁사상가들이 핍박을 받았던 장소다. 특히 신유박해(1801년)·기해박해(1839년)·병인박해(1866년)을 거치면서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이곳에서 처형됐다. 이중 44명은 성인으로 시성됐으며 25명도 추가로 성인으로 시성될 예정이다. 1984년 12월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서소문공원 내에 순교자 현양탑을 건립한 데 이어 인근의 약현성당에 1991년 서소문 순교자 기념관을, 2009년에는 순교성지 전시관을 열어 순교 성인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 시복 미사에 앞서 이곳을 찾아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서울 중구 서소문역사문화공원 광장 조감도. 서울 중구 제공

이곳은 천도교(동학)에도 중요한 성지다. 1894년 갑오농민혁명을 일으킨 동학의 지도자 전봉준이 서소문 밖에서 교수형을 당했다. 2대 교주 최시형은 1898년 서소문 감옥에서 재판을 받은 뒤 순교했다. 동학 농민군의 3대 지도자 김개남이 전주에서 참형된 뒤 머리만 압송돼 효수된 곳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 들어서는 수산청과시장이었던 이곳은 1976년 10월 1만7340㎡ 면적의 근린공원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서소문공원은 서울역 철길로 인해 주변과 단절돼 있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서소문공원을 종교와 관계없이 국내외 관광객들도 즐겨 찾을 수 있는 관광명소 겸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는 서소문공원과 중림동 지역을 철도 복개 등의 방법으로 도심과 연결하고, 서울역에 새로 건설되는 컨벤션센터의 녹지 축과도 연결할 방침이다.

앞서 이번 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을 두고 천도교 측에서 “서소문공원을 천주교만의 순교성지로 독점하려 한다”는 문제를 제기해 갈등이 야기되기도 했다. 서소문 성지 사업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역점 사업으로, 서울대교구 측이 2011년 7월 중구에 이 사업을 제안했다. 구는 그해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와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해 지난 2014년 6월 설계 공모에서 뽑힌 당선작을 토대로 지난해 하반기에 기본 실시설계를 마쳐 밑그림을 완성했다. 구 관계자는 “천주교나 천도교 등 특정 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공원을 조성하고 종교인은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성지의 뜻을 기릴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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