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항장이 칼춤을 추는 척"..'한반도 사드' 미국 의도 비판
[경향신문] ㆍ항우·유방 고사 인용…“북과 대화로 풀어야” 미국에 요구
“항장무검, 의재패공(項莊舞劍, 意在沛公·항장이 칼춤을 춘 뜻은 패공에게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사진)이 진시황 사후 패권을 다퉜던 유방과 항우에 얽힌 고사를 인용해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배치하려는 미국의 ‘숨은 의도’를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이 독일 뮌헨에서 지난 12일 로이터통신과 했던 인터뷰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왕 부장은 “사드의 적용 범위, 특히 X-밴드 레이더는 한반도의 방위 범위를 크게 넘어 아시아 대륙 한복판으로 들어온다”며 ‘항장무검, 의재패공’이라는 고사를 소개했다. 항우 측이 유방(패공)을 초대해 베푼 연회에서 항우의 사촌 항장이 칼춤을 추는 척하며 유방을 죽이려 했다는 내용이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 중국을 압박하려 한다는 불만을 제기한 셈이다. 왕 부장은 이어 “통찰력 있는 사람이라면 미국의 의도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며 ‘사마소의 마음은 길 가는 사람도 다 안다(司馬昭之心 路人皆知)’란 말도 꺼냈다. 사마소는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대신 사마의(司馬懿)의 둘째 아들로 황제 자리를 노렸던 인물이다. 사마소의 권력욕을 모르는 이가 없었듯, 미국이 사드를 북한 핵공격 방어용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의도는 중국 견제에 있음을 모두가 안다는 의미다.
왕 부장은 “핵실험과 위성 발사로 유엔 결의를 연달아 위반한 북한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도 “제재는 목적이 아니다”란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제재도 좋고 압력도 좋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면서 “이란 핵 문제도 제재만으로는 풀리지 않았고 각국이 이란과 10년 동안 담판을 했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지난 8년 동안 6자회담이 정체되지 않았다면 오늘처럼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며 한반도 문제의 초점은 미국과 북한 쌍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문제든 앉아서 얘기를 나누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미국과 북한 간 대화를 요구했다.
그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 최저선’으로 3가지를 거론했다. 우선 어떤 상황에서도 남이든 북이든, 직접 제조한 것이든 밖에서 들여온 것이든 핵을 보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무력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한반도에 전쟁이나 난리가 발생하는 것을 중국은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정당한 국가안보 이익은 반드시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성공단 폐쇄 이후] 안정적 운영 → 전용으로 보인다 → 우려가 있다 → 확인된다
- [개성공단 폐쇄 이후] '북 돈줄 죄기' 전방위 외교전 나섰지만..중·러는 요지부동
- [개성공단 폐쇄 이후] 군, 북 사이버테러 대비 '인포콘' 한 단계 격상
- [개성공단 폐쇄 이후] 야당에 '대북압박' 당위성 피력 쟁점법안 처리도 재강조할 듯
- [개성공단 폐쇄 이후] '북 KN-08 부대' 편성, 실전배치 가능성에 예의 주시
- “우산 씌워주기보다 함께 비 맞겠다” 최불암이 41년간 지킨 약속
- 민주 홍기원 “대통령 SNS 메시지 너무 많은 것은 문제…세부 사항은 참모·장관에 맡겨야”
- 인천공항 항공권 발권 시스템 ‘오류’···체크인 지연에 승객 ‘발동동’
- [속보]‘햄버거 회동’ 구삼회 등 내란 가담 군인 8명, 1심 무죄···법원 “국헌문란 목적 인정
- 대통령 후보 가족 관련 허위사실 공표한 언론인 벌금 5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