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찍은 헌재 연구관 핸드폰 속엔..엘리트 공무원들 성범죄 천태만상

구교형 기자 2016. 2. 9. 12: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 연구관이 몰래카메라로 한 여성의 다리를 촬영하다가 붙잡혔다. 놀랍게도 그의 휴대전화 속에는 오랜기간에 걸쳐 이름 모를 여성들의 신체부위를 찍은 사진들이 담겨 있었다.

최근 법조인뿐 아니라 공무원, 기업인에 이르기까지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각종 성범죄 사건의 ‘장본인’으로 등장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사법시험을 합격한 후 대형로펌 변호사를 거쳐 헌재에 들어간 ㄱ씨(41)는 2014년 5월부터 2015년 9월까지 20여차례에 걸쳐 여성들의 신체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엘리트 법조인으로 불리던 ㄱ씨의 추락에 동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ㄱ씨가 수사를 받게 된 것은 지난해 9월7일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휴대전화에 달린 카메라로 여성들의 뒷모습을 찍다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에서 ㄱ씨의 스마트폰을 열자 더 놀라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여러날에 걸쳐 다리나 치마속 등 다양한 신체부위를 촬영한 사진들이 나왔다는 점에서 ㄱ씨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최근 법원은 ㄱ씨에게 “범행횟수가 다수이긴 하지만 외부에 노출된 신체부위 등이 찍혀 피해 정도가 중하지 않다”면서 벌금 200만원과 8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이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하다가 붙잡힌 사례도 있다. 7급 공무원인 ㄴ씨(44)는 지난해 9월2일 출근길에 지하철 안에서 20대 여성의 뒤에 서서 엉덩이에 성기를 밀착시켰다. 또 치마 속에 손을 넣어 허벅지까지 만졌다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ㄴ씨는 피해자와 합의했지만 목격자 진술이 존재하는 등 범행 전모가 드러나 기소를 피할 수 없었다.

출근 때 종종 마주친 같은 직장의 공무원을 성추행했다가 덜미가 잡힌 사례도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소속 법원직 공무원인 ㄷ씨(48)는 20대 여성의 몸에 손을 댔다. 피해자 역시 법원 공무원이었다. ㄷ씨도 지난해 7월24일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해 피해자 뒤에서 ㄴ씨와 유사한 행위를 했다.

그러나 이들이 범한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죄는 피해자가 느끼는 충격에 반해 법정형이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이 불가피한 구조다.

서울고등법원 공무원 ㄹ씨(47)는 초등학교 동창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다가 ‘직장’인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이씨는 모텔과 편의점 등지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들의 은밀한 부위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이 합의서를 제출해줬지만 ㄹ씨 역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고법은 형이 확정되는대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