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초임 은행원 사라지나..더 많은 은행원 뽑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은행들, 5000만원 대졸 초임 낮추기로…초임 낮아지면 추가 채용 가능]

그동안 높은 연봉으로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이 선호했던 은행원의 초임이 낮아진다. 은행원의 고액 초임이 사라지면 고액 연봉을 받는 은행원은 사라지겠지만 1명이라도 더 많은 은행원들이 생길 수 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4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사용자협의회 회원사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사용자협의회 총회를 개최하고 '성과중심문화 확산 및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을 포함한 노사 현안사항 보고 및 2016년도 성과연봉제 도입 등 산별 임단협 교섭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은행장들은 성과연봉제 도입과 함께 이를 계기로 높은 은행 초임 수준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하영구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은 "은행권 초임 5000만원 수준으로 어느 산업에 비해, 금융권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직원들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이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올해 대졸 정규직 신입 근로자 초임이 3600만원 이상인 기업에게 초임을 낮출 것을 권고한 만큼 은행들도 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대졸 초임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낮출 지는 앞으로 논의를 해야겠지만 지난해 300인 이상 대기업 정규직 초임이 4075만원임을 감안하면 대폭 삭감도 예상된다.
은행권 초임을 낮추면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 예컨대 초임 5000만원을 주고 4명을 고용한 은행이 초임을 대기업 정규직 초임 수준인 4000만원으로 낮추면 5명을 고용할 수 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는 금융 공기업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금융 공기업도 초임을 낮출 수 있다. 금융 공기업은 인건비로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초임이 낮아지면 추가 고용이 가능하다. 다만 은행권은 초임 삭감을 통해 얼마나 더 많은 신규 채용을 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하 회장은 "신규 채용에 대해 논의했지만 얼마를 채용할지는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회원사 CEO들은 현행 호봉제 중심의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와 성과 중심의 성과연봉제로의 전환하기로 했다. 또 현행 성과급 제도도 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체 연봉 중 성과급 비중과 개인간 차등 폭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하 회장은 "민간 금융기업이 공공영역보다 먼저 노동개혁을 선결하고 성과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민간 금융기업이 금융공기업보다 더 절박하기 때문에 (성과비중 수준을) 금융 공기업에 대한 가이드라인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은행장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공정한 인사 시스템 구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금융노조에 함께 TF(태스크포스)를 만들자고 제안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날 회의장 앞에서 금융노조가 피켓시위를 하고 "민간 회사까지 성과연봉제를 강요하는 금융위를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발이 심할 전망이다.
이학렬 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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