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있어 외롭지 않다" 위안부 수요집회 고교·대학생 '가득'

윤준호|권혜민 기자|기자 2016. 2. 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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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한파에도 '수요집회' 열기..소녀상 지킴이 농성 '34일째'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권혜민 기자] [2월 한파에도 '수요집회' 열기…소녀상 지킴이 농성 '34일째']

제1216차 수요집회 현장./ 사진=권혜민 기자

"혼자지만 외롭지 않다는 걸 이 자리에서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들을 뵀기 때문입니다."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89) 할머니는 3일 정오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16차 정기 수요집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추운 날씨에 많이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서울의 한낮 기온이 영상권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매서운 2월 한파에도 수요집회 열기는 여전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시민단체 회원과 소녀상 주위에서 34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대학생 단체 회원 등 총 500여명(경찰 추산 500명)이 모여 지난 12월28일 이뤄진 한일간 위안부 합의를 규탄하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1992년 시작된 수요집회가 오늘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앞에 앉아 계신 할머니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끌어 왔기 때문"이라며 "할머니들의 노력만큼 이제는 우리가 할머니들 손을 잡고 일본 정부가 공식 사과하도록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은 고등학생과 대학생 참가자들이 연이어 자유발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전갈렙 인천 전자 마에스터 고등학교 학생회장은 "책을 통해 봤을 때와 달리 (집회)현장에 직접 나와보니 할머니들의 슬픔을 더 이해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명지대 강경대 열사 추모 사업회 소속 대학생 이소연씨는 "지난 28일 합의는 과거 한일 청구권 협상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며 "우리는 국민의 고통을 해소하는 국가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토로했다.

안산 가온고등학교 양지현, 김나희 학생은 "국민의 관심이 크고 지속적일수록 정부에 닿는 목소리가 커진다"면서도 "그러나 정작 주변 친구들 대부분은 수요 집회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세월호 가족들도 할머니들과 함께"…"우리도 잊지 않을게"="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중략)/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이날 집회에는 특별한 공연이 함께 했다.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과 시민들이 결성한 4.16합창단은 이날 길원옥 할머니, 집회 참가자들과 마주보며 합창 공연을 펼쳤다. 합창단은 '오빠생각', '따오기' 두 곡을 연이어 선사했다.

4.16 합창단 측은 "고(故) 문필기 할머니가 생전에 즐겨듣던 노래"라고 소개하며 "언제쯤 여러분들이 영하의 날씨에 차가운 맨 땅에 앉게 되는 일이 없어질까 원통할 따름이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기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들과 함께 하고 있다"며 "저희 세월호 가족들도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우리도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라고 화답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집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병력 200여명을 투입했지만 집회측과 별다른 충돌 없이 평화 시위로 끝났다.

윤준호 기자 hiho@, 권혜민 기자 aevin5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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