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노브랜드 시대 '가성비'의 힘

2016. 2. 3. 18:2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소비를 중요시 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격 대비 성능을 일컫는 '가성비'가 최근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더 이상 기존 브랜드의 명성에 의지 하지 않는다. 보이는 것보다 제품이 가진 성능을 중시한다. 일단 성능을 인정 받은 제품은 그것이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이거나 심지어 '노브랜드' 일지라도 입소문과 함께 실제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오픈마켓으로 대표되는 온라인쇼핑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전시공간이 한정되어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유명 브랜드에 밀려 얼굴조차 내밀지 못했던 상품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중국 브랜드 샤오미의 인기는 '가성비' 소비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뛰어난 가성비로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샤오미는 보조배터리, 스마트밴드부터 최근 스마트폰, 체중계, 공기청정기까지 다양한 전자제품을 선보이며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경쟁 제품과 비슷한 성능에 저렴한 가격, 깔끔한 디자인 등이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고가 상품 일색이던 스마트폰 시장도 달라지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 행사인 CES 2016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ZTE 등이 보급형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삼성은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에서만 지원하던 삼성페이를 갤럭시 A5와 A7에 지원하는 등 스마트폰 가성비 확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광학식 손떨림 방지기능(OIS)도 A시리즈에 처음 탑재시켰다.

'가성비' 열풍은 소형 디지털 상품군에 머물지 않고, 대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대형가전 시장까지 신드롬처럼 번지고 있다. G마켓에서는 지난해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PC 등 5대 가전 상품의 중소 브랜드 제품이 직전년에 비해 68%나 더 팔렸다. 지난 2013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183%) 늘었다. 얼마전 선보인 공기청정기 '위닉스 타워' 역시 판매 일주일만에 3000대 이상 팔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고 있다. 위닉스사는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제어하는 최첨단 제품이면서도, 가격은 대기업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을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옥션은 아예 시장을 점령 할 소비 트렌드로 '알뜰소비(economic)'를 꼽고, 가성비 높은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가성비'의 대표주자 격인 샤오미 공기청정기 '미에어' 를 단독으로 준비해 1200대를 반나절만에 모두 팔아치웠으며, 후속작인 '미에어2' 도 2000대 이상을 판매 당일 완판시켰다.

가성비 소비 트렌드는 디지털상품이나 전자제품 등 표준화가 된 상품군 외에도 음식, 의류, 액세서리 등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 1000원대 커피를 판매하는 '빽다방'이 대표적으로, 저가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매장 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패딩보다 활용도가 높은 코트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겨울시즌 코트 물량을 전년대비 30% 이상 늘렸다. 액세서리 전문점 '못된 고양이'는 액세서리 업계에서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꼽히며 인기를 이어 나가고 있다. 1만원짜리 백 팩, 1000원짜리 귀걸이 등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로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소비자들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현명해지고 있다. PB브랜드 속옷을 입고, 보급형 스마트폰을 쓰며, 1500원짜리 저가 커피를 마셔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소비가 가능함을 인정한 것이다. 저성장 시대에 무조건 소비를 줄이기 보다는, 브랜드가 아닌 가치를 소비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분명히 앞으로도 '가성비' 좋은 제품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기업들은 브랜드 이름값 대신 최소 비용 최대 만족을 선사하기 위한 전략을 내놓아야 할 때다.

김석훈 이베이코리아 통합영업실 상무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