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 "남편 조정치는 삶의 멘토이자 존경하는 뮤지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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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청순가련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듯싶다. 무대 위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정인은 이날만큼은 화려하지 않은 차림에 수수한 민낯이 돋보이는 금빛 동그란 안경을 썼다.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에 매력은 배가 됐으며 조곤조곤한 목소리는 그를 더욱 청순케 했다.
"근황이요? 요새는 앨범이 나와서 주위에서 어떻게 듣고 있는지 살피고 있어요. 노래할 일이 있으면 살짝 무대도 서고, 뭐. 늘 하던 대로죠."
정인은 지난달 26일 다섯 번째 미니 앨범 '레어'(Rare)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유유유(UUU)'를 비롯한 총 4곡의 수록곡은 한 층 더 성숙해지고 솔직해진 정인다운 표현방식이 눈에 띈다.
정인은 "전체적으로 힘을 많이 뺐다. 그래서 빡빡하기보다는 자연스럽다"면서 "감성이 진정성 있게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앨범 제목부터도 덜 익혔다는 '레어'다"고 소개했다.
'눈물'을 뜻하는 'ㅠㅠㅠ'와 '너 너 너'라는 의미를 담은 타이틀곡 '유유유'는 윤건이 프로듀서로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정인은 "윤건 오빠가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다. 피아노랑 스트링, 그리고 목소리 이 세 가지가 나오는 팝스러운 곡"이라면서 "짝사랑하는 내용인데, 윤건 오빠랑 처음에 만들 때부터 시대를 타지 않는, 요새 트랜드가 아닌, 언제나 들어도 좋은, 그런 곡을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정인은 이번 '유유유'가 제2의 '미워요'가 되길 원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사랑받는 곡이길 바라는 정인의 소망을 담은 것. 실제로 지난 2010년 3월 발매한 정인의 히트곡 '미워요'는 6년이 흐른 지금도 여성들의 노래방 1순위 곡으로 꼽히며,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 R&B 부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생명력 있는 노래'를 하는 그다.
정인은 "사람인지라 물론 신곡 공개 후 음원 차트 순위를 찾아보고, 떨어질 때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미워요' '사랑은' '장마' '오르막길'처럼 길게 살아남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번 '유유유'는 10년에서 20년 정도 보고 있다. 꾸준히 사랑받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수록곡 '비틀비틀'은 진정성을 주기 위해 기타리스트이자 남편인 조정치와 함께 한 스튜디오 룸에 들어가서 동시 녹음을 했다. 특히 들어가자마자 녹음한 걸 바로 앨범에 실었다고.
이에 대해 정인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우리끼리도 '한 부스에 들어가서 원 테이크로 실은 경험을 언제 해보겠냐'고 말했었다. 만족한다"고 해맑게 웃었다.
이처럼 정인의 이번 앨범은 조정치가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이에 물었다. 정인에게 남편 조정치는 인간적으로 어떤 존재냐고. 그러자 정인은 고민 없이 "삶의 멘토이자 베스트 프렌드다"고 밝혔다.
"멋진 뮤지션이에요. 오빠가 만들어내는 기타리스트로서의 모습과 작품은 정말 존경스럽거든요. 존경스럽다는 말은 가끔 기분 좋을 때나 부탁할 때 해주곤 해요. 그러면 웃기네 하는 듯한 표정인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요."

지난 2002년 리쌍의 1집 앨범 타이틀곡 '러시(Rush)'의 객원 보컬로 데뷔한 정인은 어느덧 15년 차를 맞았다. 정인은 "솔직히 전혀 실감이 안 난다. 그런데 최근에 오디션 방송을 보는데, 잘한다는 한 친구의 나이가 1997년생 20살이더라. 나와 17살 차이가 난다. 그때 머리를 띵 맞은 기분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은 실력파 가수로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그지만, 스스로를 위로한 수록곡 '비틀비틀' 가사에도 느낄 수 있듯이 정인은 15년이란 시간 동안 가수로서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거기에는 호불호가 갈리는 그의 목소리가 걸림돌이었다.
그는 "호불호가 갈렸던 게 몇 가지가 있었는데, 내가 데뷔했을 때, 친척 이모도 '너는 왜 노래를 '잉~' 이렇게 눌러 부르냐'고 그랬었다. 또 발음도 안 좋았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그 당시가 저의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나는 내가 그렇게 하는 줄 몰랐었다"면서 "계속 작업을 하고, '미워요'부터 발음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전달력에서 애매한 면이 있지만, 섣불리 손대면 나만의 색이 없어질까 봐 고민도 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정인은 "저희 리쌍컴퍼니 사단 자체가 발음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그래서 내가 발음적인 부분을 잘 못 고치고 있을 때, 프로듀서분들과 발음이 좋은 리쌍 오빠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특히 길 오빠가 프로듀싱에 많은 참여를 해주면서 되게 많이 달라졌다. 그때부터 내가 그간 못 들었던 고쳐야 할 부분이 들리기 시작하고, '아. 내가 왜 이렇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불(不)' 쪽인 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그 세월 동안 정인은 허각, 개리 등 실력파 뮤지션들과 입도 맞춰왔다. 허각과 지난해 5월 함께한 '동네술집'은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달성했으며, 2014년 개리와의 듀엣곡 '사람냄새'로는 음원 차트를 넘어 음악 방송 1위까지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이렇듯 유독 콜라보로서 강한 면모를 보인 정인. 그렇다면, 현재 그가 원하는 듀엣 가수는 누구일까. 그는 단번에 5인조 록 밴드 장미여관의 보컬 육중완을 꼽았다. 정인은 "육중완 오빠의 노래를 좋아한다. 예전 '무한도전'에 나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때부터 너무 뜨겁고, 섹시한 분인 줄 알았다. 더불어 밝은 면이 없는 진지한 분인 줄 알았다. 당시 오빠의 무대 역시 뜨겁고 섹시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인은 "지금은 생긴 것도 웃는상인데, 그때 무대에서 본 오빠는 웃는 얼굴도 아니었고, 머리 스타일도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거듭 팬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육중완 오빠가 작사작곡한 양희은 선배님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는 곡도 굉장히 좋더라. 그 노래를 듣고도 '이 오빠는 무언가 안에 뜨거운 게 있는 사람이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언젠가 육중완 오빠와 뜨거운 음악을 해보고 싶다. 너무 뜨겁고 멋질 것 같다"며 육중완과의 콜라보 바람을 연거푸 드러냈다.

정인은 대중들에게 '믿고 들을 수 있는 가수'로 기억되길 원했다. 이는 기본 퀄리티 이상의 곡과 무대로 꾸준히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금도 성장 중인 그의 바람 섞인 열정이 아닐까.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음악적으로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약간 말이 안 될지 모르지만, 다시 신인의 자세로 새로 시작하는 마음이에요. 이에 앞으로가 기대되는 가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 드디어 초심을 갖는 가수인 거죠."
끝으로 정인은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는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형태가 보이는 팬 그런 건 아니지만, 노래가 나오면 관심을 가지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나에겐 너무 소중하다"면서 "무언가 나와 감성이 맞고, 코드가 맞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자체가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로 다가온 설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진짜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 내가 느낌이 좋다. 내 좋은 기운을 팍팍 얻어가길 바란다"고 눈웃음 지었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리쌍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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