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버린 서울 계곡' 콘크리트 대신 자갈·모래 깐다


평창·독산·신림동에 생태보 설치하고 동식물 서식처 조성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서울의 얼마 남지 않은 자연 계곡들도 점점 말라가고 있다.
주변의 각종 개발 등 영향으로 비가 내려도 계곡과 토양에 흡수되지 않고 바로 흘러가버리는 '건천화(乾川化) 현상'이 가속화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건천화가 특히 심각한 종로구 평창동, 금천구 독산동 만수천공원,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 일대를 대상으로 '물순환생태계류 조성사업'을 벌인다고 28일 밝혔다.
건강한 산림자원을 유지하려면 산림 내 수자원 환경부터 보전해야 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건천 계곡을 물을 머금을 수 있는 친환경 생태계류로 조성하면 산림 내 수자원 저장 능력도 높아지고, 빗물의 토양층 흡수도 늘릴 수 있다.
시는 직선구간 수로는 유속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자연지형에 어울리게 사행화(蛇行化, 뱀처럼 꼬불꼬불한 형태)할 방침이다.
주변 숲은 빗물 저수와 홍수 방지 기능을 병행할 수 있게 하고, 숲의 자생력을 키워주기 위해 각종 식물과 양서류, 파충류, 조류의 생태계를 구현한다. 식물과 야생동물의 서식처 역할을 할 작은 습지도 조성한다.
계곡은 원수를 보유할 뿐만 아니라 침전물을 제거하고 정화해 깨끗한 물을 흘려보내는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빗물이 콘크리트 대신 자갈과 모래 등을 통과하면서 삼투압 방식으로 정화되도록 한다.
시는 과도한 시설물 설치를 지양하고 산림과 공원의 계류 내 호안을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연중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누수식 생태보 등 '지속가능한' 공법을 채택하겠다고 시는 설명했다.
누수식 생태보는 시멘트 사용 없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바위층, 돌층, 자갈층, 왕모래층, 흙층 순서로 쌓는 방식으로 만든다. 흙은 모래에, 모래는 자갈에, 자갈은 큰 돌에, 큰 돌은 바위에 기대는 형식으로 빗물에 유기체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시는 3곳의 공사를 5월 시작해 10월에는 마칠 예정이다. 시는 여름철 우기를 고려해 설계와 공사를 조기 발주할 방침이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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