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행보' 로하니에..유럽은 눈 '반짝' 이란 보수파는 '번뜩'

장은교 기자 2016. 1. 2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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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이탈리아·프랑스 등 방문해 이란 재건할 다각적 계약 성과
ㆍ경제 장악한 혁명수비대, 보수세력 결집…개혁 최대 난제로

나흘 일정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방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귀국한다. 이란 대통령으로서 17년 만에 유럽을 방문한 로하니는 이번 출장에서 경제와 정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방이 곧 개혁을 의미하진 않는다. 로하니 정부는 경제 개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혁을 추진하려 하지만, 진짜 넘어야 할 산은 내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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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는 유럽 방문에서 철강·에너지·철도·공항 개발 등 노후한 이란을 재건할 다각적인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방문한 이탈리아와 프랑스 외에도 유럽 여러 나라와 거래가 오가고 있다. 3월부터 프랑스 에어버스 여객기가 이란 상공을 날아다니고 4월엔 독일 다임러 자동차를 테헤란에서 탈 수 있게 된다. 26일 바티칸에서 로하니와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동 평화를 위해 이란이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이란이 듣고 싶어 했을 말이다.

그러나 밖에서 거둔 성과가 안으로까지 이어질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경제의 거의 모든 부문을 사실상 장악한 혁명수비대 같은 보수세력이 개혁의 최대 난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슬람혁명 뒤 만들어진 최정예부대다. 병력은 약 12만5000명으로 정규군과 별개로 육·해·공군과 특수·정보부대를 두고 있다. 개혁파들을 공격하는 바시지 민병대, 시리아·이라크 내전에 개입하는 알쿠드스 여단 등이 모두 혁명수비대의 통솔을 받는다. 혁명수비대는 막강한 경제력도 가졌다.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 핵개발 의혹에 따른 경제제재 등 이란의 악재들이 이들에게는 기회가 됐다. 2005년부터 8년간 집권한 전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혁명수비대 출신이었고, 집권 기간 성직자 집단과 갈등을 빚은 대신 혁명수비대에 힘을 몰아줬다. 이 기간 혁명수비대는 통신, 운송, 건설, 에너지 등 산업 전 분야에 손을 뻗쳤다. 로이터통신은 이들이 장악한 사업들에서 나오는 한 해 수익이 100억~120억달러(약 12조~14조원)라고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모함마드 알리 자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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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수비대는 핵협상 내내 어깃장을 놨다. 2014년과 2015년 초 미사일을 시험발사했고, 핵 합의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시설을 사찰하겠다고 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이 경제제재를 풀면서 이란 기업 11곳을 추가 제재한 것도 혁명수비대가 미국 선박을 향해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혁명수비대는 앞으로도 경제적 기득권을 놓지 않으면서 보수세력을 결집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첫 시험대는 다음달 26일의 총선이다. 이란의 총선·대선 후보들은 최고권력기구인 혁명수호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출마할 수 있다. 지난 18일 혁명수호위는 후보 신청을 한 개혁성향 지원자 3000명 중 30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탈락시켰다.

물론 혁명수비대도 경제 개방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벌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기득권이 유지되는 한 로하니 정부와 지지자들이 바라는 개혁은 힘들어진다. 로이터는 이란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혁명수비대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특수부대를 보내고 있고, 혁명수비대의 주머니가 두둑해진다는 것은 친구(아사드)의 지갑도 두둑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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